문재인이냐 안철수냐, 호남의 최종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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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대선후보 선출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각각 압승하면서 호남 민심의 최종 향배는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두 주자 진영은 서로를 겨냥해 '진짜 호남의 선택은 우리'라면서 벌써부터 본선에 오른 것처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7일 치러진 광주·전남·전북 경선에서 14만 2343표(60.2%)를 얻어 안희정(4만 7215표, 20%) 충남지사와 이재명(4만 5846표, 19.4%) 성남시장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앞서 안 전 대표는 25~26일 이틀에 걸쳐 실시된 광주·전남·제주 및 전북 경선에서 5만 9731표(64.60%)를 얻어, 손학규(2만 1707표, 23.48%)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선(1만 1025표, 11.92%) 국회부의장을 큰 표차로 앞섰다.

둘 다 호남 경선에서 압승

'양적 차이' 강조하는 文측
"우리 득표수, 安의 배 이상"

'질적 우세' 강조하는 安측
"우린 현장투표, 文은 ARS"


이를 놓고 야권 표심의 풍향계가 돼온 호남이 이번에도 확실하게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형적으로는 야권의 두 후보를 '쌍끌이'로 당겨줬지만,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은 문 전 대표에게로,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철저히 결집했다는 것이다.

호남 경선 압승을 놓고 두 진영은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총괄선대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은 "문 후보에게는 확실히 정권 교체를 하도록 힘을 모아주신 것이고, 안 후보나 국민의당은 격려를 통해 '협력해서 다른 역전의 가능성이나 반전의 가능성을 차단시켜라' 이렇게 일종의 '보조 타이어' 격으로 지지해준 것 아닌가"라며 안 전 대표의 압승을 평가절하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현장투표로만 구성된 자신들의 완전국민경선과 자동응답시스템(ARS) 위주의 민주당 경선은 질적으로 다르다며 반박했다. 실제 문 전 대표가 얻은 14만 2343표 가운데 ARS 득표는 13만 3130표이다. 박지원 대표는 "안철수의 65%는 결국 국민들이 걸어 나와서 투표한 것이고, 문재인의 60%는 자기들이 등록시켜서 자기 식구들이 한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며 민주당 경선은 바닥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남 민심이 이번 대선의 승부처를 결국 '문재인 대 안철수'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경선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호남에서 각각 확인된 당내 대세론을 토대로 대선 후보로 선출돼 본선에서 맞붙을 경우 호남의 '전략적 투표'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가 관건이다. 그럴 경우 결국 호남 표심은 안정적으로 정권 교체 역량을 보여주는 후보에게 다시 한번 쏠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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