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들만의 본선' 임박… 그 중심에 PK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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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부터), 홍준표 경남도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거나 사실상 결정되면서 본선(5월 9일) 진출자들의 출신과 성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문재인)과 자유한국당(홍준표), 국민의당(안철수) 등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로 부산·울산·경남(PK) 출신이 모두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PK 출신들이 본선에서 겨루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임박했다는 얘기다.

문재인·홍준표·안철수 유력

문재인·안철수 "호남 배려"
홍준표는 'TK 출신' 강조
각 캠프 요직에도 PK 드물어


이에 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PK 대통령' 시대가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의 최측근인 민주당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PK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부울경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PK가 가장 발전한 시점도 우리 고향 출신이 대통령이었을 때"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가지 함정이 있다. 우선 문재인·안철수·홍준표 등 각 당의 유력 주자들이 순수한 의미의 PK 출신이 맞느냐는 점이다. 문재인(경남고) 안철수(부산고) 전 대표는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고, 창녕 출신의 홍준표 경남지사는 경남지사에 2번이나 당선됐다. 외형적으로는 '확실한' PK 출신들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로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이 유력해졌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소속인 안 전 대표 역시 광주·전남·전북 경선에서 압승했다. 두 사람은 경선 과정에서 집권 후 호남을 적극 배려하겠다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영남중·고를 나온 홍 지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정도로 대구·경북(TK) 출신임을 유달리 강조한다.

각 후보들의 캠프 구성도 마찬가지다. 전윤철·김상곤 공동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문 전 대표 캠프의 핵심 요직에는 호남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안 전 대표가 소속된 국민의당 지도부도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등 호남출신 위주로 구성돼 있다. 홍 지사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 중에는 TK 출신들이 많다.

이에 대해 정치 전문가들은 "경선 과정에서는 공략지역 출신 인물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릴 수 밖에 없다"며 "본선이 시작되면 공조직 위주로 운영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권에 회자되는 말처럼 '파워는 캠프 합류 순'이다. 권력을 잡았을 때 초창기 멤버가 주도권을 행사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5월 대선에서 '무늬만 PK 정권'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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