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터미널 NO" 김해공항 포화 안중에도 없는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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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수요가 넘쳐나면서 추가 터미널 건설이 시급한 부산 김해공항 출국장 모습. 부산일보DB

속보=한국공항공사가 김해공항 확장 예정지에 새로운 국제선 터미널을 서둘러 만들자는 방안(본보 3월27일자 보도)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아무런 대안도 없이 반대하고 나서 비판을 받고 있다. 김해공항 운영 주체로 포화상태인 공항의 문제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공항공사의 건의에 대해 '참고 견뎌라'며 검토조차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8일 "공항공사의 건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신공항에 터미널을 어디 둘 것인지 위치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새 국제선 터미널을 미리 만드느냐"고 말했다. 또 지금의 국제선터미널을 1단계 확장하는 공사가 6월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이후엔 혼잡도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공항공사 건의 묵살
공항 혼잡 막을 대안도 없어
"가장 현실적 방안 무시
10년간 참고 견디라니…"
팔짱 낀 정부에 반발 확산

하지만 국제선 터미널 확장공사가 수용하는 적정 승객은 한해 630만 명에 불과해 올해 9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선 터미널 이용객에 비해 처리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토부는 지난달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은 74만 9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가 늘었다고 28일 밝혔다. 국제선을 운용하는 주요 4대 공항 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수치로, 국토부가 믿고 있는 터미널 확장공사로는 급증하는 국제선 승객을 수용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공항공사측은 "국제선터미널 1단계 확장공사와 영국 에이럽(Arup)의 용역은 혼잡을 다소 덜 수 있을 정도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생각하건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새 국제선 터미널을 공항 확장 예정지역에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의 목소리는 심각하다. 김해공항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3월은 사드영향 때문인지 좀 낫긴 하지만 2월에는 미어터지는 줄 알았다.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이 짐찾는데 2시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현재 김해공항의 시설확장에 대해 '올스톱'시킨 상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해공항 주차장 부족문제가 심각해 국토부에 주차빌딩을 만들겠다고 승인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터미널 2단계 확장사업도 나중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매몰비용(낭비되는 비용)이라며 막고 있다. 대안없이 참고 견뎌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터미널 위치는 다음달부터 시작될 김해공항 확장사업 기본계획 수립 때 골격을 정하면 되기 때문에 공항공사가 내놓은 김해공항 확장 연계 제2 국제선 터미널 추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공항전문가인 최치국 전 부산발전연구원 박사는 "국제선 신설 터미널을 향후 김해공항 확장 배치계획을 전제로 해 활주로 유도로와 함께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김해공항은 백지상태에서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활주로를 건설하는 위치가 V자 형태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해공항의 혼잡 문제는 1~2년 정도는 승객들이 불편을 감내하면서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이대로 방치하면 승객이 기피하는 공항이 되면서 앞으로 잃어버린 10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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