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꿋꿋이 잘 이겨 내길" 대학생 형들이 준 헌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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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치료를 받고 있는 9세 어린이를 위해 긴급 헌혈에 나선 부산대학교 학생들의 이야기가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부산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동에 입원 중인 백혈병 소아 김 모(9) 군의 아버지 김승일 씨의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며 부산대 기계공학부 조교가 지난 20일 올린 글을 찾아볼 수 있다.

투병 중인 아들 둔 아버지
부산대 기계공학부에 전화
"수혈 필요하다" 도움 요청
속속 "돕겠다", 위기 넘겨

이 글에는 'A형인 아이가 치료 중인데 백혈구 수치가 너무 떨어져 긴급하게 내일 수혈을 받아야 하는데, 다급한 와중에 부산대 기계공학부 학생이 숫자가 많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 이 아이에게 백혈구 검사를 해줄 수 있는 학생이 있다면 아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글 말미에는 "부디 수혈 받을 수 있길", 등의 댓글이 달렸고, 이 중에는 "다녀왔어요. 저 말고도 세 분 정도 더 다녀갔다고 하네요!" "적격성 검사 후에 촉진주사 맞고 오늘 헌혈 및 수혈까지 진행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수혈 이후로 발열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고 하시네요" 등 헌혈에 동참한 학생들의 글도 올라왔다.

"이날 헌혈을 하겠다며 연락을 해 온 부산대 학생들은 20여 명에 이른다"는 게 김 군의 아버지 김승일 씨의 설명이다. 김 씨는 "갑자기 상태가 나빠진 아들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백혈구 긴급 수혈이 필요하고, 20대의 신체 건강한 남성의 백혈구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료진의 말에 문득 떠오른 게 부산대 학생들이어서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사회복지학과와 기계공학부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를 끊고 30여 분이 지나 스무 명 가까이 되는 대학생으로부터 연락이 와 검사를 받았는데 그렇게 빨리 그렇게 많은 학생이 도움을 주겠다고 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또 "덕분에 적격성 검사를 통과한 8명의 지인과 대학생들로부터 하루 1명씩 오는 28일까지는 수혈을 받기로 확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김 군은 지난 4일 고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격리 병동에서 항암 치료를 받던 김 군은 지난 13일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으로 폐렴 증세를 보여 9일가량 4~5시간 간격으로 고열에 시달려왔다.

김 군의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백혈병 완치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씨는 "늦둥이인 우리 막내가 잘 견뎌내주길 바라고 있다"면서 "치료를 받으면서 또 어떤 어려움이 생길지 모르지만 젊은 대학생들의 도움을 잊지 않을 것이며,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어린이들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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