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정무위 상정 못 해… '장기 표류' 진입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금융중심지의 핵심 기관인 한국거래소(KRX)를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는 법률 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데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장기 표류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2~23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58개 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KRX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자본시장법)은 각 정당의 이견으로 정무위 전체 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진복(바른정당·부산 동래) 정무위원장이 19대에 이어 지난해 20대 국회 개원 직후에 이 법안을 다시 발의했으나 그동안 각 정당은 KRX 지주화의 필요 여부 등을 놓고 큰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특히 19대 국회에서 첨예한 쟁점이었던 '지주 본사의 소재지는 부산에 둔다'는 조항이 20대 국회 법안에서 '지주 본사를 파생금융중심지에 둔다'로 변경되면서 부산 상공계가 반발하는 등 소재지 조항을 둘러싼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 위원장 측은 '파생금융중심지는 부산을 말한다'는 내용을 법안 심사 부대 의견으로 남겨 구속력을 부여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반드시 법안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부산지역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이 이번 임시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장기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각 정당은 대선 뒤 각 정당의 의석 수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 등을 재배정할 예정이어서 이 위원장의 거취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KRX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지주화의 필요성, 부산 소재지 조항 명문화 방안, 지주화를 거치지 않는 기업공개(IPO) 대안 등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천영철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