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존재 증명 '일본군 콘돔' 부산 일제강제동원기념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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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운상사 주지, 23일 기증식

일본인 이치노헤 쇼코(68) 스님이 21일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일제강점기 군용 콘돔 '삿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님은 삿쿠의 훼손이 심해 실제 모습은 가리고 복제품을 들고 설명했다. 김병집 기자 bjk@

일본군이 1941년 태평양전쟁이 시작되기 전 일본 군부가 병사들한테 여성과 성관계를 할 때 사용하라며 군수품으로 지급한 '삿쿠(サック: 콘돔)'가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기념전시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일본군 '위안부'의 아픈 역사가 담긴 삿쿠가 전시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부산이 4번째다.

행정자치부 산하 재단법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23일 오후 3시 역사관 6층 멀티미디어실에서 '2017 유물기증식'을 열었다. 이번에 부산으로 오는 삿쿠는 일본 아오모리 현 조동종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 스님이 기증한 것이다.

삿쿠는 1937~1940년 일본에서 '하트미인'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된 콘돔을 부르던 말이다. 1941년 태평양전쟁 개시를 앞두고 일본 군부가 병사들한테 여성과 성관계를 할 때 사용하라며 '돌격일번(突擊一番: 돌격이 제일이다)'이라는 이름의 군수품으로 지급했다.

삿쿠의 '돌격일번' 문구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당시 전쟁에 동원되는 병사에게 심어준 사상이다. 여성과의 성관계에 사용되는 콘돔 포장지에 이 같은 문구가 적힌 사실이 태평양전쟁 기간 조선인 여성 등을 강제로 끌고 가 성노예로 삼은 위안소를 조직적으로 운영한 사실을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여성을 '정복의 대상'으로서 바라보는 인식이 깔렸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역사관 측은 설명했다.

이는 중·일전쟁에 참가한 일본군 무토 아키이치(1915-2006)가 작성한  종군일지(일기장)에 "위안소에 강제 동원된 조선·대만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뒤 조선과 대만을 정복했다"고 기록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현재 실물 삿쿠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중국 난징 리지항의 위안소 옛터 진열관, 중국 상하이사범대학교 중국 위안부 자료관 등에 전시돼 있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 관계자는 "삿쿠는 일본군 성노예가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다"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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