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스타일, 아집인가 소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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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사진) 경남지사는 독특한 사람이다. 오죽하면 '홍(洪) 스타일'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한번 결심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결행한다.

대신에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고집이 세다는 비판도 많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홍 지사가 자신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찬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 번 정한 입장은 끝까지…
친박 담쌓기·無보선 고집


홍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적극 '엄호'하면서도 강성 친박(친박근혜)계를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그는 22일 전두환·노태우·노무현 등 검찰 수사를 받았던 다른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전부 수천억 원씩 해먹었다"며 "지금 조사상으로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에게 옷 몇 벌 해 입은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론에 휩쓸린 '마녀사냥' 식 조사가 아닌 공정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달리 홍 지사는 강경 친박계를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특히 홍 지사는 당내 경선보다 본선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일부 친박계와 의도적으로 담쌓기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참조)에서 홍 지사는 이 기관의 15~17일 조사보다 1.4%포인트 빠진 8.4%를 기록했다.

게다가 홍 지사는 자유한국당이 '접촉 불가 대상'으로 낙인찍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소신을 잘 굽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홍 지사에게 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곧바로 지사직을 사퇴해 5월 9일 보궐선거가 실시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는 "절대 경남지사 보선은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홍 지사의 고집이 '5월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홍 지사는 별도의 경선 캠프를 꾸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홍 지사의 정제되지 않은 '돌출 발언'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무감각과 정책능력을 가진 구성원들로 별도의 캠프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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