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2세 경영 본격화] "달라진 젊은 대선, 시장 점유율 반등 이끌 것"
향토기업인 대선주조가 조성제 비엔그룹 명예 회장의 둘째 아들 조우현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개편됐다.
대선주조는 22일 "그동안 공동대표를 맡았던 박진배 대표이사가 비엔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기고, 조우현 대표이사 전무가 총괄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조우현 대표이사는 지난해 공동대표 전무로 대선주조 경영에 첫발을 디뎠다. 또 대선주조를 포함한 비엔(BN)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조의제 회장도 대선주조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우현 대표이사 단독체제
저도주 대선블루 출시부터
대통령선거 연상 광고까지
도전적 영업전략 주목 받아
비엔그룹이 대선주조를 매입한 2011년 당시 조성제 회장의 큰 아들 수현 씨가 대선주조 전무로 일했다. 하지만 조 전무는 같은 해 비엔인베스트먼트 전무를 맡으면서 대선주조를 떠났다. 이번에 조우현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를 맡음으로써, 대선주조는 처음으로 본격 2세 경영 체제로 넘어갔다.
조 대표의 단독 선임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우선 대선주조의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해 박진배 전 대표와 조의제 회장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평가다. 2011년 대선주조가 '즐거워 예'를 출시했을 때 대선주조의 부산 시장 점유율이 38%까지 올랐다가 최근 20%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에서 한발 물러난 조성제 명예 회장이 '지금까지 방식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기존 경영진을 배제하고, 조 대표 단독 체제를 만들었다는 것.
또 조 명예 회장이 조 대표의 경영 능력을 테스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주조 경영과 관련 모든 권한을 주는 대신 책임도 묻겠다는 것이다. 조 명예 회장은 '대선주조를 정상화시키지 못하면 비엔그룹으로 넘어올 생각 마라'고 조 대표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단독 경영 체제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소주 도수와 맛, 병 라벨, 젊은 층 선호도 등에 대해 여러 시험을 끝내고 1월 '대선블루'를 시장에 내놨다. 알코올 도수를 부산 소주 시장의 강자 '좋은데이'와 같은 16.9도로 낮추고, 라벨을 1960~70년대 인기를 끌었던 '대선(大鮮)' 소주로 바꿨다. 여기에 증류식 소주원액을 첨가해 목넘김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었다. 기성세대와 젊은 층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 기간을 활용해 '이번 대선은 다르다' '이제는 대선이다' '대선, 너로 정했다' '우리 모두 대선' '지금 대선 각' 등 도전적 문구를 광고카피로 선택했다. 대선블루와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떠올리게 만드는 중의적 표현들로 소비자의 관심을 잡겠다는 의도다.
조 대표는 "올해부터는 현장에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대선블루는 '2017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맛과 품질에서는 이미 최고로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선을 통해 대선블루가 소비자의 관심을 더 받게 된다면 시장점유율은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선선주조는 1930년 부산에 설립된 부산 토박이 소주 제조사다. 2011년 향토기업인 비엔그룹이 인수한 뒤 '즐거워예' '시원블루' '순한시원' '대선블루' 등을 생산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