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슬롯 포화율(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사실상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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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제주를 출발해 부산으로 온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1분' 때문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관제탑으로부터 착륙 허가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 연결편이 늦어져 제주에서 1시간가량 늦게 이륙했는데, 김해에 도착한 게 오후 11시 1분이었던 것이다. 김해공항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가 '커퓨타임'(비행기 이착륙 금지시간)이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150여 명은 인천에서 버스로 이동하거나, 다음 날 다른 비행기를 또 타야 했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김해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은 오후 10시 이후 도착편을 꺼린다.

이착륙 금지 '커퓨타임' 겹쳐
혼잡도 세계 최고 수준
"운항 시간·슬롯 확대"
부산시, 정부에 재건의키로


24시간 운영이 안 되는 김해공항은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포화율이 90%에 육박하는데, 항공사들이 착륙을 꺼리는 오후 10시 이후를 뺀 주중 슬롯 포화율은 거의 10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부산시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김해공항에서는 커퓨타임을 뺀 시간대에 1시간당 평일 17편, 주말 24편이 평균 이착륙한다. 김해공항 슬롯 사용률은 89.6%에 달하는데, 혼잡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항공사들이 체감하는 슬롯 포화율은 훨씬 심각하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김해공항 이착륙 현황을 분석했더니 오후 10시 이후를 뺀 시간대(오전 6시~오후 10시)의 주중 슬롯 포화율이 98.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표 참조). 여객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시간대는 거의 다 찼다는 뜻이다. 일주일 전체는 91.9%에 달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오후 10시 이후는 연결편 차질이든지, 손님이 늦게 온다든지 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기피한다"며 "지금도 워낙 김해공항 이착륙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슬롯 자체를 늘려 달라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귀띔했다.

현재 부산시는 김해공항 주변 주민들과 커퓨타임 축소를 논의하지만 진전이 더디다. 이미 2008년 원래 오후 10시~오전 7시이던 커퓨타임을 앞뒤로 한 시간씩 줄였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관광객이 줄면서 부산시는 커퓨타임 축소와 슬롯 확대(민항기 배정 확대)를 재차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현재 주당 이착륙 항공기가 2374편인데, 주중 슬롯을 시간당 20편까지 늘리면 2963편(25% 증가)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이리 됐을 경우,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은 1607만 명(편당 150명 가정)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본보 지난달 28일 자 1면 보도).

부산시 송종홍 공항기획과장은 "슬롯 부족과 커퓨타임 제한으로 김해공항의 신규 취항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며 "김해신공항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야 하고, 그 전에도 혼잡 대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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