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순한 술' 바람] 소주만 '저도주' 경쟁? 우리도 같이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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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가 '저도주'를 앞세워 불황을 극복해가고 있다. 소주가 먼저 포문을 열었고 이어 위스키 업계가, 최근에는 막걸리 업계까지 저도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지평주조'는 지난해 저도주 트렌드에 발맞춰 주력제품 '지평 생 쌀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낮췄다. 그동안 막걸리 시장은 알코올 도수 6~8%의 막걸리가 톡 쏘는 맛을 내세워 시장을 주도해 왔다.

위스키·막걸리업계 가세
와인까지 저도주 열풍

지평주조 '5도 막걸리'
여성·젊은 층 입맛 공략

국내 첫 36.5도 위스키
골든블루, 매출 상승세


막걸리 음용층이 젊은 세대로 확산된 점에 주목한 지평주조는 지평 생 쌀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5%로 낮추고 젊은 여성층 등 신규 소비자 공략에 성공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국내 막걸리의 시장 규모가 최근 5년간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지평주조는 지난해 60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2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1~2월도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술 문화가 맛 자체를 즐기는 문화로 바뀌면서 저도주가 주종을 막론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도주 경쟁은 소주 시장에서 촉발됐다. 25도가 정석이던 소주의 도수가 23도, 16.9도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최근 부산의 향토 소주회사 대선주조는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5도에서 16.9도로 낮추고, 증류식 소주원액을 첨가한 '대선 시원블루'를 새롭게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독한 술의 대명사 위스키도 저도주가 대세다. 국내 위스키업체 '골든블루'는 40도 이상의 높은 도수 위주인 국내 위스키 업계에서 최초로 36.5도 위스키를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위스키 시장이 8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부진하지만 저도수 위스키를 앞세운 골든블루는 매출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 7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 병을 돌파했고 현재 기세를 몰아 업계 1위 탈환까지 넘보고 있다.

와인도 저도주 스파클링 와인이 인기다. 지난해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의 국내 수입량이 감소했지만, 스파클링 와인의 수입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스파클링 와인은 도수가 5~7% 정도로, 일반 화이트와인이나 레드와인보다 도수가 낮고 당도가 높으며 특유의 톡 쏘는 맛으로 여성 소비자를 비롯한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길진인터내셔날이 출시한 '디킨 에스테이트 모스카토'는 당분을 넣지 않고 발효시켜 만든 와인으로, 상큼한 청사과의 맛과 톡 쏘는 탄산감, 산도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낮은 도수(7도)로 인해 술이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김수진·황상욱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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