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중요한 건 '朴心'" 한국당 후보들 구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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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은 유한해도 '정파'는 무한하다."

서울 여의도 정가에서 나도는 말이다. 대통령의 임기와 무관하게 그를 둘러싼 정치세력의 영향력은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의미다. 호남의 김대중계와 진보 진영의 노무현계, 한때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김영삼계가 여기에 해당된다. 지금은 '박근혜계'의 영향력이 관심사다.

洪 대구 서문시장서 출정식
집회 주도 김진태도 "출마"
탄핵 불구 '대선 전략' 활용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지만 자유한국당 경선 후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박심(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중)'을 활용한 대선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일반 여론과 무관하게 노골적으로 구애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인용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해온 홍준표 경남지사는 오는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한다. 서문시장은 박 전 대통령과 희노애락을 같이한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홍 지사가 현직 경남지사이고, 창녕에서 태어났지만 중고교(영남중고교)를 다닌 TK(대구·경북)에서 출정식을 갖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 전 대통령을 4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시킨 대구는 '박근혜 정서'가 유달리 강하다. 매일신문과 TBC가 폴스미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참조)에서 응답자의 51.4%가 탄핵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해온 한국당 김진태 의원도 14일 대선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수석비서관 9명이 제출한 사표를 모두 반려했다. 황 권한대행 측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긴급 현안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박심'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친박근혜) 성향 원내외 위원장 30여명의 출마 요구를 받아온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이날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을 놓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지사가 최근 황 권한대행과 독대했다는 점에서 친박 진영의 조직적인 '황교안 지지' 움직임을 감지하고 출마의 뜻을 접은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같은 보수 후보들의 '박심 얻기' 경쟁은 한국당 경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본선 경쟁력을 위해서는 박심을 넘어 보수·중도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외연확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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