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시론] '국민을 위한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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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했다. 작년 10월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된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항의 촛불집회가 무려 134일간 약 1600만 개의 촛불을 든 끝에 대통령을 탄핵했다. 우리 역사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사에서도 이러한 장면이 또 있을까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풀뿌리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불로 만들고, 그 들불이 온 국민의 마음을 정의와 민주주의 불길로 승화시킨 이 역사적인 시기에 함께했다는 것에 대부분의 국민은 흥분하고 있다.

유력 외신들이 평화적 시민혁명에 대해 찬사를 쏟아내는 것을 보라. 이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2016년 겨울 한국에서 있었던 평화롭고 아름답고 축제 같았던 시민혁명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비상식적인 통치행위, 그것을 무려 4년 동안 방치했던 정치권의 무능력을 결국 우리 국민들이 광장에서 해결했다. 봉건사회에서도 없었다고 하는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부끄러운 역사였다면,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꿔 놓은 것은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대통령 탄핵은 새로운 시작
국민 받드는 대리인 선출 과제

하루에 10분 55일간 550분
'후보 알기' 투자해야 바른 선택

번지르한 말에 현혹되지 말고
삶 궤적·실천·공약 구체성 봐야


촛불혁명은 피청구인 대통령을 파면시켰지만, 아직도 갈 길이 남아 있다. 우리 현대사만 보더라도 미완의 민주화 운동이 얼마나 많았던가. 유신체제의 붕괴는 새로운 군부의 등장으로 연결되었고, 1987년 민주항쟁은 이전 권력의 단절이 아닌 옛 권력 집단의 재등장에 머물고 말았다. 이런 미완의 결과로 인해 무려 30년이 지난 시점에도 시민들은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한겨울의 밤바람을 맞으면서 광장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번의 촛불혁명 과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비교적 가볍게 생각해 왔던 것이 사실은 엄청나게 소중했었다는 것을 절감했다. 우리의 대리인에 불과한 대통령이 마치 주인인 양 국민들을 지배하고 비정상적으로 국가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러나 그런 대통령을 파면시키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다는 점, 그래서 대통령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실로 소중하다는 점, 그리고 이번 대선 때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대리할 수 있는 정의롭고 따뜻하고, 국민을 받드는 대리인을 뽑아야 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온몸으로 싸워 전반전, 길게 본다면 후반전 20분까지를 유리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아직 후반전 혹은 후반전의 후반이 남아 있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진정한 대리인, 바로 우리의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대리인만 잘 뽑아 놓으면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 각자 할 일만 해도 행복해질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의 인간적인 면과 공약을 알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실현하도록 후보들에게 압박을 가하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의 수익률은 그 무엇보다도 높다. 대선 예정일까지는 6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예전에 '부일시론'에서 후보를 알기 위해 하루에 10분만 투자하면 후회하지 않을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쓴 적이 있다. 이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수익률은 이전보다 더욱 높다고 판단된다. 하루에 10분씩 55일간 투자하면 모두 550분을 투자하는 것인데, 10시간도 투자하지 않고 나와 내 가족의 삶이 개선되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최고의 수익 상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진정한 대리인을 고르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봐야 한다. 우선 민낯이 어떤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후보들이 대선 국면에서 얘기하는 내용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동안 삶의 궤적에서 약자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사회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정책 공약이 우리가 원하는 것인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고 실제로 우리에게 도움되는 공약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 예를 들면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답시고 내놓은 추상적인 공약보다는 초·중등학교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전면 교체한다는 공약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우리의 진정한 대리인을 찾기 위해 오늘부터 하루에 10분을 투자하도록 하자. 바쁘다고 몰아서 공부하지 말고 가급적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10분씩 투자하길 권한다. 그래서 60일 후에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대통령 탄생이라는 고수익 상품을 함께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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