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퇴거한 박근혜 전 대통령 "모든 결과 안고 가겠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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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에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7시 16분께 청와대를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여 분 만인 오후 7시 37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모습을 드러냈다.

온종일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린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오열하며 “탄핵 무효”를 외쳤고, 박 전 대통령은 차의 커튼을 걷고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윤상현 의원을 비롯한 친박 의원들, 전직 비서실장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사저에 들어가기 전 측근들에게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저에 들어가 한 번 더 메시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뒤 기자들에게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간명했지만, 파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헌재 판결에 불만을 제기하며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의미로 읽혀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야당과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끝까지 자신의 국정농단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였다"며 "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국민 앞에 결자해지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점은 거듭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해놓고도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박 전 대통령 개인의 불행이자 국가의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방자한 태도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 전 대통령은 끝까지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대한민국을 몰아 가고 있다"며 "잘못을 저지르면 그에 해당하는 책임을 묻지 않으면 진정한 통합을 할 수 없음을 박 전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청와대를 떠나며 국민들에 대한 사과대신 일부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국민 투쟁선언'을 하였다"며 "마지막 도리마저 저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장 고약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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