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르카네'로 맺은 인연… 부산 기업, 이란 진출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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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물산 홍선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회장이 최근 이란의 영리자선기관인 본야드와 연간 100억 원 규모의 화장품을 공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성물산 제공

스포츠 교류가 그동안 닫혔던 부산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 길을 열었다.

부산의 무역회사인 현성물산주식회사(회장 홍선표)는 9일 "지난 1일 이란 현지에서 이란의 영리자선기관인 본야드의 호세인 에스마일리 사무총장과 연간 100억 원 규모의 화장품을 공급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성물산-이란 본야드
화장품 공급 MOU 체결
건설 자재 공급도 합의

주르카네 亞연맹 부산 유치
스포츠 교류로 경제 '결실'


이란의 본야드는 이란의 순교자·국가 유공자와 그 유족, 전쟁 상의자, 장애인 등에게 복지와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선기관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 대신 영리사업을 하는 본야드는 호텔과 백화점, 발전소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이란 전체 GDP의 20% 정도를 담당하는 이란 최대 경제단체라고 현성물산은 설명했다.

부산 기업의 이란 진출은 지난해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등이 이란과의 교류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첫 성과로 향후 부산 기업들의 중동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성물산 홍선표 회장은 "이란 최대 경제 단체인 본야드와의 양해각서 체결로 화장품뿐 아니라 부산에서 생산되는 여러 물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본야드 에스마일리 총장이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 반응이 좋을 경우, 현지 공장 설립과 한국 기업인의 직접 투자 등에 대해서도 협의하자고 제안해 향후 더 큰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성물산은 이란 테헤란 서울광장에서 30층 규모의 호텔과 상업시설을 짓고 있는 이란의 건설기업 SYG와 500억 원 규모의 건설자재 공급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또 테헤란 외곽에서 150만㎡ 규모의 이란 최대 복합상업공원시설인 '메가파스'를 건립 중인 이란 2위 건설사인 ICDC와도 자재 공급과 공동 운영에 관한 내용을 협약했다.

현성물산이 이란 시장 문을 연 것은 이란의 국기 '주르카네'가 맺어준 인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당시 부산시의회 이해동 의장이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주르카네 아시아연맹 사무실을 부산에 유치했다. 부산시는 연제구 아시아드 경기장 내에 사무실을 제공했고, 세운철강 신정택 회장이 아시아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해동 전 의장과 부산 경제인들은 지난해 말 이란을 방문해 이란의 정치·경제계 실력자들과 주르카네, 경제 교류 등에 대해 논의했었다.

현성물산 홍 회장은 이번에 주르카네 아시아연맹 사무총장 자격으로 이란을 방문했고, 주르카네 세계협회장이자 전 이란 경제부통령인 모흐센 메흘라리자데 씨의 주선으로 본야드와 현지 건설업체들과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해동 전 의장은 "그동안 미국의 경제 제재 등으로 서방에 열리지 않았던 이란 시장은 한국 드라마나 K팝 등의 영향으로 한국 사람과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면서 "한국 무역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사드 배치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새롭게 열린 이란, 인도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으로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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