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팥병] 우리 몸속 필터 콩팥, 정수기처럼 꾸준한 관리를
9일은 '세계 콩팥의 날'로, 콩팥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날이다. 만성 콩팥병으로 한 해 동안 진료받은 환자는 17만 2000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 30세 이상 성인의 4.1%, 65세 이상에서는 16.5%가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을 정도로 발병률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흔한 질환이라고 생각해서 방치하다가는 혈액 투석과 신장 이식수술까지 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인 만성 콩팥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빈혈·혈뇨 등 증상 나타나고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 높아
당뇨와 고혈압이 주요 원인
환자에 따라 저염·저단백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 높아
콩팥은 신장(腎臟)을 가리키는 우리말로 모양이 콩처럼 생기고, 그 색이 팥색이라고 하여 콩팥이라 부른다. 어른 주먹만 한 크기로 우리 배 안에서 등쪽 방향으로 좌우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콩팥의 가장 큰 기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정수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항상성 유지 기능, 몸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과 효소를 생산·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가지고 있다.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게 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혈압이 올라가고 빈혈이 생기며, 뼈가 약해지고 몸이 붓거나 소변에 거품이 심하게 생길 수도 있고, 소변이 빨갛거나 콜라색인 혈뇨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보면 만성적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진 상태가 된다.
콩팥의 손상으로 콩팥 기능이 점차 약해지는 질환을 만성 콩팥병이라고 한다. 단백뇨 혹은 혈뇨 등의 콩팥 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콩팥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여과율(GFR)이 감소된 상태가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치료가 잘되지 않다보니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투석을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남자 65.3%, 여자 68.0%이다. 특히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이 있는 경우 5년 생존율은 56.9%로,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과 같은 국내 주요 암질환의 5년 생존율과 비교 시 더 낮은 실정이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주요 원인
만성 콩팥병의 두 가지 중요한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이 두 질환에 의한 것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 몸의 여러 장기, 특히 콩팥과 심장 그리고 혈관, 신경, 눈에 손상을 초래한다. 또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도 만성 콩팥병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 콩팥병은 대부분 그 자체로 고혈압을 유발한다.
만성 콩팥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심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으면 말기 신부전 직전에 도달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