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설문조사] 부산시민 10명 중 4명만 "김해공항 확장안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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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 지방자치연구소 조사

지난달 19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출국장 대기실이 탑승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시민의 절반 가까이 가덕신공항 재추진보다는 김해공항 확장을 현실적 방안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서는 10명 중 4명만 만족했다.

이 같은 결과는 동의대 지방자치연구소(소장 박영강·행정학과 교수)가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김해공항 국제선을 이용하는 부산시민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왔다.

지난해 가덕신공항 백지화와 김해공항 확장안 발표에 이어 최근 김해신공항 수요 축소 움직임과 대구신공항 추진 등으로 신공항 문제가 다시 지역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공항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시민 지지 못 받는 확장안
31.2% "문제 있다" 응답
28.6%는 "잘 모르겠다"
"정치적 결정" 시각 많아

여론 결집 안 되는 공항 정책
47.2%는 "확장이 현실적"
30.6%는 "가덕 재추진을"
대선공약 추진 여부도 팽팽

■"정부 김해공항 확장안, 문제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는 답변이 40.2%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상당한 문제가 있다'(31.2%), '잘 모르겠다'(28.6%)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야간 운행의 어려움 측면에서 물은 것인데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시민 만족도를 높이려면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3년 같은 곳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신공항이 꼭 필요하다'가 53.3%,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된다'가 32.1%에 달했다. 김해공항 확장 의견이 늘긴 했지만 그간 기울인 정책적 노력에 비하면 시민적 지지를 못 받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다시 떠오른 가덕신공항 재추진에 대해 거의 절반(47.2%)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으니 김해공항 확장에 만족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재추진하자'는 답변도 30.6%에 달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선공약으로 가덕신공항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39.6%가 '김해공항 확장이 지연될 수 있으니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35.2%는 공정한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3명 이상의 시민이 가덕신공항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김해공항 확장안이 시민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가덕신공항이 정책과제로 재부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가덕신공항 재추진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31.5%가 '이미 진행된 도시계획 변경의 어려움'을 꼽았다. 중앙정부와 정치권 등의 반대(10%)와 대구·경북 이의 제기(15%) 답변도 많아 두 번에 걸친 가덕신공항 좌절의 트라우마가 큰 것으로 보인다. 가덕신공항과 관련한 두 개 질문에서 4명 중 1명꼴(22.2~25.2%)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신공항 용역 "객관적" "정치적" 팽팽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영남권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해 '객관적인 연구를 토대로 한 결정'이라고 보는 경우가 30.9%, '정치적 고려'라고 보는 경우가 27.5%로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경우도 41.6%나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치적 고려'라고 보는 경우가 여전히 많고,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대한 여론(30.6%)이 여전히 높은 점은 현재 확장이 추진되지만 24시간 운행이 안 되는 김해공항의 근본적 한계, 김해신공항 축소와 대구신공항 추진에 대한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결정에 대해서는 40.5%가 '밀양과 가덕도에 비해 경제성이 높아 합리적'이라고 봤고 '지역 갈등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보는 경우(24.1%)보다 많았다. 여기에서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35.4%나 차지했다.

조사가 이뤄진 시기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김해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면서 당초 지난해 정부가 약속한 3800만 명이 아닌 2800만~2900만 명으로 축소했다는 얘기가 나오던 때다.

박영강 소장은 "조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공항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정치적 상황이 바뀐 만큼 신공항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짚고, 김해공항 확장과 가덕신공항을 놓고 정책 방향을 다시 정해 시민적 여론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의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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