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건강 체크리스트] 먹는 건 같은데… 왜 배만 점점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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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점점 나온다, 몸이 예전만 못하다, 부상이 잦다, 피로가 심하다' 등 노화가 시작된 몸은 끊임없이 경고음을 울린다. 우리 몸은 중년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장기와 면역 기능이 저하돼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이 시기는 예전만 못한 상태로 스트레스가 더해져 정신건강까지 해치기 쉽다. 따라서 그동안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중년 남성의 경우 건강한 노후를 위해 몸과 마음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노화 시작돼 끊임없는 경고음
40대 들면 근육량·밀도 감소
열량 소모 줄어 복부 지방 축적
적절한 근육량 유지 운동 필수

■'거미형 몸매' 적절한 운동으로 개선

40대에 들어서면서 가장 눈에 띄는 신체 변화는 근육량과 근육 밀도의 감소다. 인체의 열량 소모에 적극적으로 기여를 하는 근육이 줄어들게 되면 이전과 똑같이 먹고 똑같이 행동해도 열량이 예전만큼 소모되지 않는다. 즉, 남은 열량은 고스란히 복부를 중심으로 지방으로 축적된다. 결국 팔·다리는 가늘고 배만 나오는 '거미형 몸매'로 변하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각종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다. 특히 인대와 근육이 탄력과 유연성을 잃어 순발력이 떨어지고 조금만 격하게 움직여도 무릎, 엉덩이, 척추, 허리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중년 남성은 어느 때보다 적절한 근육량 유지와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근육이 소실되는 것을 막고, 체중 조절과 당·지방질 대사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로 가장 치열한 시기인 중년 남성에게 운동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부산부민병원 가정의학과 최재영 과장은 "중년 남성의 경우 과도한 운동보다는 주 3회 정도 빠른 걸음의 산책이나 가벼운 자전거 타기 등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운동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적절히 데워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절염,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체 근력 강화에 노력해야 한다. 허벅지 근육은 무릎관절과 고관절을 관할하는 핵심 근육으로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만으로도 몸의 하중이 고스란히 관절로 쏠리는 것을 막아 퇴행성 관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중년 남성, 대사증후군 주의해야

생애전환기에 해당하는 만 40세에는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때부터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우선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 바로 그 시작이다.

주요 검사는 1차로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흉부 X선 촬영, 간염 검사 등을 실시하고, 결과에 상관없이 2차 검진까지 이뤄진다. 2차에서는 생활습관 검사와 처방이 이뤄지며 검사비용은 무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낸 검진표와 신분증을 지참하고 지정된 검진기관 중 희망하는 의료기관에서 상담 후 검진받으면 된다. 중년 남성은 '대사증후군' 예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사증후군이란 대표적인 생활 습관병으로 심뇌혈관 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복부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중 3가지 이상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은 초기에는 눈에 띄는 증상이 없지만 방치했다가는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뇌졸중, 암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예방으로는 우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과다한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현미나 잡곡밥, 나물, 채소가 풍부한 식단으로 식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혈압 조절을 위해 짜지 않게 먹고 적당량의 단백질을 육류나 생선을 통해 섭취한다. 적절한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것도 복부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다.

■빨라지는 남성 갱년기, 마음 다스릴 때

갱년기란 성호르몬의 감소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을 의미한다. 갱년기는 주로 중년 여성이나 60대 이후 남성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40대 중년 남성도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폐경 이후 급속히 증상이 나타나는 여성 갱년기와 달리 남성 갱년기는 서서히 진행돼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증상으로는 호르몬 수치 감소와 함께 성욕 저하, 무기력감,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우울증, 불면증, 자신감 상실, 복부 비만, 안면홍조, 근육량 및 근력 감소 등이 있다.

남성 갱년기 연령대가 낮아진 원인은 과도한 지방 섭취, 운동량 부족으로 인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 수면 부족 등으로 풀이된다. 결국 현대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남성 호르몬 수치를 지키기 어렵게 만들면서 갱년기가 빨라지게 됐다.

남성 갱년기가 의심된다면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 가족들의 남성 갱년기에 대한 이해와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금연만으로도 성기능 개선이 가능하며, 운동을 하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증가한다. 증상이 심하면 호르몬 수치 검사 등을 통해 의사에게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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