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관광' '성매매 혐의' 환경공단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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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산하 부산환경공단 직원 2명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황제 관광'을 떠나 필리핀 현지 여성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부산시 고위 공무원의 수십억 원대 땅투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 18일 시 간부와 출자·출연기관 임원들을 불러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상황이어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경찰, 간부 2명 검찰 송치
공단, 직위해제 감사 착수

부산시 공무원 땅투기 이어
市 산하기관 물의 파장 확산

23일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부산환경공단 3급 간부 직원 A(50) 씨와 5급 직원 B(55) 씨가 지난해 8월 하순과 11월에 필리핀 동반 여행을 했고, 현지에서 필리핀 여성들과 성매매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가 확인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실명과 범죄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산환경공단은 지난 14일 공직 기강과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곧바로 직위해제하고,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A 씨 등은 필리핀 현지 교민이 운영하는 '필리핀 마닐라 황제골프 투어'라는 회원제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현지에서 골프를 치고 성매매를 했으며, 경찰 조사에서는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체 감사에서는 "이민을 가기 위해 현지 정보 수집차 필리핀에 답사를 다녀왔다. 골프와 성매매 모두 하지 않았다. 경찰에서는 수사에 협조하려고 그렇게 답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공단은 최근 경찰의 통보와 자체 감사 결과를 부산시 감사관실에 전달했으며, 시는 이들에 대한 처벌 권고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공단은 검찰의 기소와 재판 결과 등을 지켜본 뒤 징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역 공직 사회는 A 씨 등이 단순히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우발적으로 성매매를 시도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범죄를 했다는 점에서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들은 골프 라운딩과 현지 여성과의 성매매를 이른바 '패키지'로 제공하는 불법 '황제 투어'를 떠난 것으로, 공직자에 준하는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할 시 산하 기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보기에 충분하다.

문제의 '황제 관광' 인터넷 카페는 지금도 포털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모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환경공단 내부도 충격에 휩싸였다. 이종원 이사장은 직원의 범죄 사실을 보고 받고 "공직자에 준하는 시 산하기관 고위직 직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한 윤리 교육 등의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익·김경희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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