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화건염] "팔이 돌아가지 않아요" 원인은 어깨에 생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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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류마디병원 정형외과 박현철 과장이 석회화건염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한양류마디병원 제공

주부 이수진(35) 씨는 잠을 자던 중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뜬눈으로 밤을 샜다. 조금 가라앉는가 싶다가도 갑작스럽게 쿡쿡 쑤시고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반복됐다. 평소 어깨에 무리를 주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통증이 계속되자 이 씨는 병원을 찾았다가 어깨에 약 0.8㎝가량의 석회(작은 돌)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어깨 회전근 힘줄에 쌓인 석회
팔 올리거나 내미는 동작 제한
통증 유발하고 수면장애까지

엑스레이·초음파로 진단
물리치료로 대부분 회복
어깨 스트레칭이 예방 도움

■30~50대 주부가 많이 걸려

석회화건염은 어깨에 석회가 쌓이고 이로 인해 염증이 생겨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석회화건염이 있으면 어깨 통증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도 발생한다. 극심한 통증을 초래하는 석회화건염은 외상과는 무관하다.

석회화건염은 엄밀히 말하면 어깨 회전근의 힘줄 부분에 석회가 쌓이는 질환이다. 30~50대 사이에서 자주 발생한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힘줄의 퇴행성 변화로 힘줄세포가 괴사되고 석회질이 쌓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힘줄의 혈류가 줄어 산소분압이 떨어지면서 힘줄세포가 연골세포로 변하고 연골세포에 석회질이 침착된다는 것이다. 특히 주부 환자가 많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청소나 설거지처럼 팔을 많이 쓰는 일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소 어깨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양류마디병원 정형외과 박현철 과장은 "어깨 힘줄에 석회가 쌓이는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어깨가 쿡쿡 쑤시면서 아플 경우에는 한 번쯤 석회화건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통증으로 관절 운동에 제한

석회화건염의 주 증상은 어깨 통증이다. 특히 누웠을 때 심해진다. 밤에 심한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또 통증으로 인해 관절 운동의 제한이 올 수 있다. 손을 내밀거나 옆으로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에 제한이 오게 된다.

통증의 정도는 시기에 따라 변하지만, 급성 시 심한 통증은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로 아프다. 어떤 환자의 경우에는 오십견 증상이 동반돼 관절 운동 제한이 심해지기도 한다.

석회가 생성되는 무렵에는 어깨가 조금 무거운 정도의 불편감만 있지만, 석회가 흡수돼 사라지는 시기에는 팔이 빠지거나 부러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처음 석회가 만들어지다가 저절로 흡수돼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각 시기마다 석회의 음영과 크기가 변화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흡수되지 않고 남아 있으면서 종종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완치 많아

석회화건염은 엑스레이와 초음파 촬영을 통해 충분히 진단이 가능하고, 위치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다. 엑스레이 사진에서 어깨 주변에 뼈 음영과 비슷한 밀도의 하얀 석회가 관찰된다.

석회는 1㎜의 작은 석회 가루부터 3㎝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다. 크기가 1.5㎝ 이상으로 크면 주변 조직을 자극해 회전근개 손상이나 견봉하윤활낭염을 초래할 수 있다.

병의 자연경과를 고려하면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약물이나 냉온 찜질 등의 물리치료를 이용해 통증을 완화시키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는 일이 많다.

통증이 심하고 오래되면 주사를 이용한 세척이나 체외 충격파 요법을 할 수도 있다. 체외 충격파 치료는 요로 결석을 깨뜨리는 원리와 같이 몸 밖에서 충격파를 통증 부위에 가해 혈관 재형성을 돕고 그 주위 조직과 뼈를 활성화시켜 통증의 감소와 기능 개선을 얻을 수 있다. 체외 충격파 치료는 입원할 필요가 없으며, 약물 치료 기간 및 약물에 의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 요법에 호전이 없고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어깨 관절경 시술을 통해 주위 조직의 손상 없이 힘줄 안의 석회만 배출시킬 수 있다.

■평소 어깨 스트레칭 자주 해야
어깨 관절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에 도움을 주는 스트레칭으로는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한 손으로 다른 팔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로 천천히 들어 올린 후 10초간 정지한 후 내리는 동작 △등 뒤에서 양손으로 각각 수건의 양 끝을 잡고 때밀이 하듯 천천히 들어 올리는 동작 △한쪽 팔을 가슴 위치까지 들어 올린 후 다른 한 손으로 반대편 팔의 팔꿈치를 끌어 반대쪽 어깨에 닿게 하는 동작이 있다.

하루에도 수천 번의 어깨를 사용하는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절한 스트레칭 및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석회화건염같은 어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박 과장은 "약물과 주사 치료 이후에는 스트레칭 등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만으로도 상태가 호전된다"면서 "운동 부족이 석회화건염 발생 위험을 높이는 만큼 평소 스트레칭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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