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보수 재결집' 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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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영남권이다.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를 공략하는 주자가 결국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그 중에서 영남권 보수 세력의 재결집 여부가 이번 대선 승패의 관건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분열된 PK와 TK 보수층이 다시 결집하게 되면 예측불허의 승부가 전개된다.

유권자 1/4 대선 승패 열쇠
한국당 대구 방문 지지 호소
주자들 지지도 낮아 고심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영남은 전체 유권자의 26~27%에 달한다. 단일 권역으로는 가장 많은 유권자가 포진해 있다. 서울·수도권의 영남출신까지 합치면 40%에 육박한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영남은 표의 응집력이 높다. 김영삼·이명박·박근혜 등 보수정권이 승리한 이유도 영남권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슬로건이 통했기 때문이다.

최근 보수진영이 차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이유도 영남권 공략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를 포함한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19일 대거 대구를 방문해 보수세력 재결집을 호소했다. 인명진 위원장은 이날 "40여 일 전만 해도 언제 해체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며 "그러나 지금은 우리 당이 단단하게 제대로 안정이 됐다. 언제 대선 치러도 꼭 정권을 지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PK지역 한국당 모 의원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해볼만 하다"고 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유기준 의원은 22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샤이 보수'의 응답률 저조로 여론조사에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집중 진단할 예정이다. 정기승 전 대법관과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 등 유명 법조인들은 최근 박 대통령측 변호인단에 적극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보수 진영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홍 지사가 대선 레이스에 본격 가담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대구(23일)와 울산(24일)지역 특강을 시작으로 몸 풀기에 나섰다.

하지만 대선 출마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제외하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보수성향 후보의 지지율이 턱없이 낮아 진보진영 후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많다. MBN·매일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2월 13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2.0%)에서 한국당(15.1%)과 바른정당(5.6%)의 정당 지지도(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참고)는 더불어민주당(47.7%)이 비해 형편없이 낮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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