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대신 대구신공항 '대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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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봄방학을 맞아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김해신공항'이 아니라 '대구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일까.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공항정책에 부산시민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하고도 여객 수요는 약속대로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이전될 대구공항을 신공항 규모로 추진하면서 이전 후보지를 결정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대구통합공항은 김해공항 확장보다 더 일찍, 더 크게 개항한다.

대구통합공항 후보지 결정
김해보다 규모·예산 우위
무책임 공항정책 비난 확산

국방부는 지난 16일 대구통합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경북 군위군 우보면 단독지역과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공동지역 2곳을 결정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면서 여객 수요를 낮게 잡아 반발 여론이 거센 가운데 대구통합공항 사업은 속도를 내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김해신공항'은 대구공항의 존치를 전제로 한 것인데, '김해신공항'은 쪼그라들고 대구통합공항을 크게 짓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잃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구통합공항은 2023년 개항이 목표로 2026년을 목표로 하는 김해공항 확장보다 이르다. 약 7조 2465억 원을 투입해 3500m가 넘는 활주로를 2개 이상 만들 계획이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3200m짜리 활주로 1개뿐이다. 이처럼 대구통합공항은 활주로 길이, 사업비, 면적 등 여러 면에서 김해공항 확장안보다 우위에 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연간 이용객 3800만 명 수준으로 '김해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기획재정부 동향 등을 분석해 보면 2800만~2900만 명 수준에 그친다. 연간 여객 증가율(7.7%)이 정부 예측(4.7%)보다 배 가까이 높은데도 이를 감안하지 않았다. 결국 김해공항의 여객 수요를 줄여 확장 규모를 줄이고, 대신 여객 수요가 2046년 200만 명에 불과한 대구·경북에 신공항을 짓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부산시민 이 모(47) 씨는 "정부에 속았다"며 "이럴 바에 신공항 입지 심사를 왜 했느냐"고 비난했다. 김 모(56) 씨도 "수요도 적은 대구·경북에 신공항이라니 예산 낭비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가덕신공항을 재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대선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인호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19일 "김해공항은 확장돼도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며 "앞으로 대선 후보들과 논의해 가덕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덕준·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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