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박 대통령 측 지연 변론 적극 제지..'태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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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뉴스 제공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측의 변론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등 '태세 전환'에 나섰다.
 
9일 헌법재판소에서는 박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이 열렸다.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박 대통령 변호인단의 '지연 전술'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작심한 듯 박 대통령 측의 변론에서 불필요하거나 중복 질문이 있을때마다 말을 끊었다.
 
이날 진행된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증인신문에서 변호인단이 조씨에게 월급을 어떻게 나눠 받았는지 캐묻자 이 권한대행은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지금 장시간 질문하고 있다. 효율적으로 신문하라"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지적했다.
 
또 K스포츠재단의 정관, 더블루K와 K스포츠재단의 관계 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내용이 너무 지엽적이다", "이미 다 설명했지 않느냐"고 정리하기도 했다.
 
탄핵심판의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관 역시 변호인단이 조씨의 검찰 수사기록 내용을 여러차례 묻자 말을 끊고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측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자 강 재판관은 "대리인이 피청구인의 이익에 반하는 신문을 하는데, 핵심만을 물어보라"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
 
박한철 소장이 지난달 31일 퇴임한 이후 곳곳에서는 헌재 심판 진행의 공정성, 신속성 등을 둘러싸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헌재가 이날처럼 변론을 주도하는 것은 2월말 선고가 불가능해지며 외부에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줄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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