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은?] 마침내 대권 김대중의 길? 무너진 대세 이회창의 길?
입력 : 2017-02-08 23:05:11 수정 : 2017-02-10 10:11:43
문재인'DJ(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려한 재기냐, 昌(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연속 불운'이냐.
대세론을 등에 업고 독주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향후 운명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4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대권을 거머쥔 DJ의 성공 방식을 따를 것인지, 상당기간 대세론을 유지하다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두번이나 패한 이회창 전 총재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김대중은 지지율 낮았지만
IMF-탄핵, 외부환경 닮아
이회창과 대세론 피로감 비슷
정권교체 선호도는 훨씬 높아
보수를 대표하는 후보가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현재까지는 '문재인의 길'이 DJ에 더 가깝다는 주장이 우세하지만 정반대의 시각도 만만찮다.
우선 메가톤급 파문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문재인을 청와대로 견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선후보 선호도와 정당 지지도 등 모든 지표에서 민주당이 범 여권을 압도한다. 범 야권 후보의 대선지지도는 70%에 가깝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합쳐도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에 못따라간다. 그 중심에 문재인이 있다.

여기에 정권교체 '10년 주기설'도 한 몫한다. 대통령 직선제 도입이후 노태우-김영삼 보수정권 10년 → 김대중-노무현 진보정권 10년 →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10년을 겪은만큼 권력이 다시 진보정권으로 넘어갈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닥치자 15대 대선은 블랙홀처럼 '준비된 대통령' 김대중에게 빠져 들었다. '정치 9단' 김대중은 이런 호기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경제식견을 과시하며 '성난 민심'을 파고 들어 1971년 첫 도전 이후 26년 만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문재인을 '비운의 황태자' 이회창과 비교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이회창은 '11개월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회창은 아들의 병력비리 의혹과 'DJP 연합' 및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의 악재가 겹쳐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대세론 못지 않게 절대 찍지 않겠다는 비호감도가 높은 것도 문재인과 이회창이 닮은 점이다. 문화일보의 설 특집 여론조사(중앙여론조사공정심의위 참고)에서 문재인은 호감도(46.7%)와 비호감도(46.5%)가 거의 팽팽하게 나왔다. 그러나 정권교체 선호도가 높고, 대통령 탄핵국면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이회창과 다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