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문 한국상담학회장 "공적 심리상담 기관 대폭 신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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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삶이 팍팍해지고 지진 등 재난이 자주 발생하면서 심리상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정신건강 분야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학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월 한국상담학회장 임기를 시작한 경성대 교육학과 천성문(54) 교수가 취임 소감을 밝혔다.

5800여 전문 상담사 가입
지난해 경주 지진 때도 활약
현실적인 상담사법 제정 필요

천 교수는 지난해 12월 숭실대에서 개최된 2016년도 한국상담학회 정기총회에서 제9대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지역대학 교수로는 최초로 한국상담학회장에 선출된 그는 2년간 학회를 이끈다.

한국상담학회는 2000년 6월 대한상담학회, 집단상담학회, 진로상담학회, 아동청소년상담학회 등 4개 분과학회 회원 600여 명을 중심으로 창립했다. 현재 2만 4000여 명의 회원과 5800여 명의 전문상담사가 가입돼 있다.

그는 "재난 발생 때 지역주민 심리상담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 정신건강 향상에 노력하겠다"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담학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고 구체화하는 작업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지난해 9~12월 경주 지진과 수차례 여진이 발생했을 때 현장을 방문해 피해지역 주민의 심리상담 활동을 펼쳤다. "경주지역에서 부산·울산·경남 회원들이 주축이 돼 대외활동을 했습니다. 지진 충격으로 많은 주민이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우울증을 호소했습니다. 회원들은 주민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공감하면서 심리상담을 통한 치유에 힘을 썼습니다."

학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뒤에도 유가족 등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심리상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주 지진, 세월호 참사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며 국민들의 정신건강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개인적인 문제 차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공적 심리상담기관이 많이 부족한데 이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그는 "심리학, 사회복지학, 정신의학 등 타 학문과의 학술교류 강화와 상담학 전공자들의 활동 영역과 진로를 확대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상담사의 법적 지위 확보와 상담사법 구체화도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는 "상담활동 중 내담자와 상담자 권익을 지키고 상담 업무의 효율 제고를 위해 현실성 있는 상담사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회장은 1999년 경성대 교육학과 교수로 부임해 한국상담심리학회 부회장, 전국대학상담센터 협의회 회장, 한국대학상담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글·사진=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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