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비상시국에 해외연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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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의회가 비상시국 속에 해외연수 계획을 추진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앞서 진주시의회는 올해 시 예산안 심의 때 지역 자원봉사단체, 어린이집 보육교사, 여성경제인 등의 교육연수 예산 등에 대해 '불요불급한 선심성' 등을 이유로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해외연수 계획은 형평성 논란에다 '도덕성 시비'까지 일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지난 1일 시의회에서 의장단 회의를 열고 올해 시의회 공무국외연수 계획을 논의했다.

3,4월에 전체 의원 동행 합의
동남아·오세아니아 중 추진

여성단체 예산 삭감 반발 속
형평성 논란·도덕성 시비도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말 시 예산 대폭 삭감에 따른 시 집행부와의 갈등 사태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데다 탄핵정국 등을 감안, 해외연수를 미뤄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나왔지만, 3·4월께 전체 의원이 해외연수를 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의회 회기나 특별 행사 등이 없어 시기적으로 적절하다는 것이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연수 장소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2가지 안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시의회 이성환 운영위원장은 "의회 회기와 지역행사 일정 등을 감안하고, 예산 삭감에 따른 시 집행부와의 갈등 국면도 해소될 수 있는 시점 등을 감안해 이처럼 의견을 모았다"며 "오는 10일 시의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의원 연간 공무국외연수비는 1인당 200만 원으로 책정돼 있고, 올해 진주시의회의 관련 예산액은 6000만 원이다.

이 같은 진주시의회의 해외연수 추진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 사회에서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대규모 시 예산 삭감으로 시 집행부와 여전히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대통령 탄핵 진행 등 비정상적 현 시국 상황을 살펴볼 때 그렇게 급한 일도 아닌 해외연수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한 행위"라며 비난했다.

특히 지역 어린이집 한 관계자는 "올해 예산심의 때 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국내 연수비 1500만 원을 선심성 예산이라며 전액 삭감해버린 시의회가 별로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것 같은 자신들의 해외연수를 시 예산으로 가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해 진주시와 시의회는 '막말' 파문 속에 상당 기간 줄다리기를 하며 갈등을 겪어 왔다. 이후 시의회는 지난해 말 2017년도 시 예산안 심의를 하면서 지역 여성경제인 경영정보화교육연수 지원비(1000만 원), 여성단체회원 선진지 견학예산(1472만 원), 어린이집 보육교사 하계연수예산(1500만 원) 전액과 여성단체협의회 연수비 절반(2000만 원) 등을 '불요불급한 선심성 예산'이라며 깎는 등 시의회 사상 최대액인 93억여 원을 삭감했다.

이에 시 집행부와 지역봉사단체 등 관련단체 등이 크게 반발, 올해 연초부터 시의회 항의방문과 기자회견이 10여 차례나 이어지는 등 상당한 마찰을 빚고 있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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