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노래 논문 발표한 가수 서희 "독도 노래가 350곡이나 된다니, 놀랍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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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수' 서희가 독도 노래와 관련한 '국내 1호' 논문을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지에 발표해 화제를 낳고 있다. BS투데이 박찬하 기자

"독도 노래가 이렇게 많은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독도 노래를 연구한 '국내 1호'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수 서희는 독도를 소재로 한 곡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이렇듯 기대를 넘는 답변을 들려준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독도는 우리땅' '홀로 아리랑' 등 10여 곡 안팎이지 않겠냐는 예상과 달리 리메이크곡까지 합치면 350곡이나 된다고 귀띔한다. 그를 만나 저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데뷔 22년 된 '독도 가수'
2014년 경일대 박사과정
'독도 노래의 특성…' 논문 발표


독도 순수 창작곡만 121곡
188명의 가수들이 불러
독도사랑 콘서트도 147회째
소책자 배포·강연 통해 홍보

■데뷔 22년 맞는 '독도 가수'


지난 1995년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담은 '비틀비틀'이란 곡을 들고 가요계에 입문해 올해로 데뷔 22년째를 맞고 있는 서희의 별칭은 '독도 가수'. 그는 자신의 대표곡'신(新)독도는 우리 땅'을 영어와 스페인어, 일어 등 4개 국어로 번역해 국내외 공연 때마다 부른다. 또 현재 경상북도 독도재단의 '독도 홍보대사'인데다 '독도 이벤트' '독도 소책자 배포' '독도 강연' 등을 통해 어느덧 '독도 전문가' 반열에 우뚝 섰다.

그런 그가 '독도 노래' 연구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14년 경일대 지적학 박사과정에 입문하면서부터다. 이듬해부터 1년간 본격연구에 들어가 주경야독 끝에 최근 논문을 발표했다. '독도 노래의 특성 및 유형에 관한 연구' 논문은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학회지(제10권)에 실렸다.

■'독도는 우리땅' 오류도 찾아내

연구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고 놀랍다. "1982년부터 2015년 말까지 33년간 등록된 독도 노래는 모두 350곡입니다. 이 중 121곡은 순수 창작곡이고요. 중복해 부른 걸 제외하면 가수 188명이 독도 노래를 불렀어요." 독도 노래의 원조는 '독도는 우리땅'. 이 노래는 35년 전인 1982년 KBS 유머1번지의 개그노래로 시작됐다고 한다.
일본 대사관 앞 독도 노래공연
재미난 연구 성과도 얻어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독도는 우리땅'의 일부 오류를 찾아낸 것. 이 곡 노랫말 중 '세종실록지리지 오십 페이지 셋째 줄'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세종실록지리지는 모두 이십팔 페이지며 해당 내용은 이십일 페이지에 있다"며 "당시 작사가 박인호 씨가 세종실록지리지에 있는 것은 아는데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약간 달리 쓴 것 같다"고 말하며 빙긋 웃는다.

■매년 다케시마의 날 '항의 공연'

가수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발표한 18개의 앨범을 통해 사회성 짙은 노래를 주로 불렀다. 풍자곡 '대한민국 싸우지마',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선 '아 고구려',월드컵 응원곡 '월드컵 아리랑' 등이 좋은 본보기다. 대부분의 가수가 사랑과 이별 같은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해 인기를 얻는 반면 서희의 노래는 관심을 얻기 힘들고 앨범도 잘 안 팔린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전국을 돌며 '독도사랑 나라사랑 콘서트'도 숱하게 열었다. 레크레이션 MC 전공으로 자신이 직접 행사진행도 맡기도 한다. 특히 지난 2012년 부산에서 100회 공연을 열었던 이 콘서트는 현재 147회에 달한다. 또한 서희는 매년 2월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인 시네마현의 '다케시마의 날' 지정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독도 노래를 부르며 항의 공연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
■'폭력 대신 문화' 독도문제 해법 제시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활동도 활발하다. 그때마다 자신의 곡 '신(新)독도는 우리 땅'을 부르며 독도를 홍보를 해왔다. 사비를 털어 독도 노래 가사와 우리 땅인 이유를 담은 소책자를 만들어 무료로 나눠준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분은 제게 왜 쓸데없는 짓을 하고 다니냐고 하죠. 하지만 독도 문제는 정부보다는 민간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나아가 우리의 독도 사수 의지를 폭력이 아닌 문화로 표현하면 더욱 좋고요." 그다지 크지 않은 체구, 동그란 뿔테안경이 마치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과 닮아 '작은 김구'란 애칭으로 불리는 그. 이번 독도 연구로 조만간 '박사 가수'란 기분 좋은 새 별칭을 얻을 것 같다.남유정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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