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중년 남성들은 잠자리가 두렵다. 추운 날씨에는 발기부전 증상을 호소하는 남성들이 부쩍 늘어난다. 발기부전 증상을 겪는 남성은 잠자리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서 위축되기 쉽다. 겨울철에 발기부전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추운 날씨에 운동 부족
연말연시 술자리 겹친 여파

유산소 운동, 웨이트 하면
남성호르몬 활성화 도움
심리·약물치료 고려할 만
부작용 적은 보형물 삽입도

■술·운동 부족이 발기부전 초래

연말연시 송년회와 신년회, 설 연휴 등 잦은 술자리가 발기부전의 주요 원인이다. 음주는 발기에 영향을 끼치는 혈류에 이상을 일으킨다. 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음경해면체(음경이나 음핵의 주체를 이루는 스펀지 모양의 발기 조직)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교감신경계에 이상을 일으켜 음경해면체 팽창을 방해하는 것이다.

추운 날씨 때문에 외부활동을 줄이는 것도 겨울철 발기부전의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유산소운동은 발기부전 예방에 매우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에는 이러한 활동이 눈에 띄게 감소함으로써 발기부전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유산소운동의 한 종류인 자전거 타기는 발기부전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자전거 타기는 체내 지방 연소 효과뿐 아니라 하체 근력도 단련시키는 장점이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자전거 타기가 어렵다면 자전거 관련 헬스 기구를 대신 이용하거나 러닝머신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쿼트 등 하체를 단련시킬 수 있는 웨이트운동도 발기부전 예방에 좋다. 특히 웨이트는 발기부전의 열쇠라 할 수 있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 활성화를 돕는다. 40대부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감소된다. 이 때문에 보통 50대에 발생하는 남성 갱년기는 우울증, 무기력감, 근력 약화와 함께 발기부전을 초래한다.

■심하지 않을 땐 심리·약물 치료 우선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성 심리적인 방법에서 접근할 수 있다. 심리적인 요인으로 발기부전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행위 시의 불안 심리를 없애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심리치료가 이뤄진다.

동아대병원 비뇨기과 이기수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약물치료는 널리 알려진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발기부전 치료제마다 체내 대사과정과 부작용에 약간의 차이가 나서 개인마다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성관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용량을 낮춰 매일 투여해 자연스러운 발기를 유지시키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약물 투여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는 진공음경발기법과 혈관확장제 자가주사법 같은 치료방법이 있다.

진공음경발기법은 음경 외부에 진공상태를 유발해 음경 내부로 혈액을 유입시킨 후 음경 뿌리 부분에 고무밴드를 조여 발기를 유지시키는 방법이다. 비교적 합병증이 적고, 사용자의 약 80%가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0분 이상 사용할 수 없고, 음경 전체의 발기를 유발할 수 없으며, 가끔 통증을 일으킨다.

혈관확장제 자가주사법은 환자 자신이 음경해면체 내로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이용해 약물을 주사, 약 1시간 정도의 발기를 유발시키는 방법이다. 합병증으로는 발기가 수그러지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음경보형물 삽입술 부작용 적어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치료법은 수술적 치료로, 음경보형물 삽입술이 대표적인 치료방법이다. 여러 가지 보형물을 음경해면체 내부에 삽입해 인공적으로 발기 상태를 만드는 방법이다.

하지만 발기부전 수술인 보형물 삽입술의 부작용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보형물 삽입술 후 발기력이 다시 저하되면 어떡하지', '수술 후 염증이 나타나지는 않을까'라고 염려한다. 보형물 삽입술 후 발기부전의 재발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염증 및 붓기 등의 부작용 사례는 간혹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보형물 삽입술 후 생활 속 관리에 철저히 신경 쓴다면 부작용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발기부전 보형물 삽입술에 활용되는 보형물의 경우 실리콘 재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세균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세균이 붙을 경우 염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후 열흘 정도는 상처 부위가 오염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또 항상 건조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동아대병원 비뇨기과 이기수 교수는 "발기부전의 치료는 경구용 약물부터 음경보형물 삽입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어떠한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 전문가와 상의해 자신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