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보수 언론 인터뷰] "기획된 느낌"… 의혹 부인 넘어 음모론까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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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5일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 보수 성향 인터넷 언론인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사실에 근거한 거짓말"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전격적인 언론 인터뷰는 이날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결정 기한을 3월 초로 못 박으면서 '탄핵 인용'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촛불, 광우병 시위와 유사"
헌재 탄핵심판 기일 못 박자
분위기 반전 노린 듯 강행

"여론 역풍 초래" 지적도

박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밝혀진 모든 사실에 대해 "근거가 약하다"고 반박했다. '정윤회와 밀회설'이나 '마약설' 등의 루머에 대해선 어이 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당사자들의 폭로로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거나 "사실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최순실 씨의 인사 추천에 대해서는 "문화 쪽이 좀 있었다"며 인정했지만, 최 씨가 불법적으로 사익을 추구한 것과 관련해선 "그런 일도 있었구나, 살피지 못한 게 내 불찰"이라며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연설문 수정 등을 한 최 씨의 역할에 대해서는 "심부름 등을 충실히 도와준 사람"이라며 축소했다. 신년 기자간담회나 박 대통령 측근들과 탄핵심판 대리인들이 주장해온 것과 동일한 논리였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자신의 반대세력에 의해 오래 전부터 기획됐다는 정치공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촛불 시위를 광우병 시위와 비교하면서 "근거가 약하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촛불시위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법치를 지키기 위해 이들은 (태극기 집회에)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불리한 상황 반전을 위해 보수 언론인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강변했지만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부를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야당은 "국민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난했다. 야당 관계자는 "오늘 최순실 씨가 특검에 들어가며 소리친 것과 박 대통령 인터뷰는 일련의 연계된 행동이고 사전에 조율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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