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3월 결론 방침] 헌재 마지노선 제시 배경·파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3월 13일 전 인용 땐 대선일 4월 19일 또는 4월 26일 유력

헌법재판소가 3월 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결론 낼 것이라는 방침을 공식화함에 따라 차기 대선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헌재의 이 같은 방침은 재판관 정족수 부족에 따른 심판 결과의 공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가 퇴임 땐 2명 공석
7명, 정족수 겨우 충족
"심판 공정성 훼손 우려"

특검 수사에도 영향
수사기간 30일 연장 가능
'전직 대통령' 신분 수사

빨라지는 대선시계
궐위 땐 60일 이내 선거
후보 선출과정 서두를 듯

■재판관 추가 퇴임 땐 '헌법적 비상상황'

박한철 헌재 소장은 25일 "심판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 정족수를 가까스로 충족하는 7명의 재판관만으로 심리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며 '헌법적 비상 상황'이라고 큰 우려를 표명했다. 자신이 이달 31일 퇴임한 후 새로운 소장을 임명하지 않고 8명으로 탄핵심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선임 재판관인 이정미 재판관마저 퇴임하면 심판 진행을 위한 정족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법은 탄핵 심판 결정을 위해서는 최소한 7명의 재판관이 결정에 참여하도록 한다. 또 6명의 재판관이 인용 결정에 찬성해야 파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박 소장은 "헌재의 결정은 9인의 재판관으로 결정되는 재판부에서 치열한 논의를 거쳐서 도출되는 것이어서 재판관 각자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재판관 1인이 추가 공석이 되는 경우 이는 단지 한 사람의 공백을 넘어 심판 결과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핵 심판 절차 중 공석 상태가 이미 기정사실이 되는 이런 사실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후속 입법 조치를 하지 않은 국회와 정치권을 비판했다.

■특검 수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

헌재가 제시한 일정 속에서 탄핵이 인용된다면 박 대통령은 '자연인' 상태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박 대통령은 각종 혐의를 받고 있으나 헌법상 불소추 특권에 따라 기소되지는 않았다. 검찰 수사 때도 피의자이면서 조사에 응하지 않는 대통령을 강제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검찰은 불소추 특권을 지닌 대통령에게 기소를 전제로 한 강제 수사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박 소장이 언급한 3월 13일 이전에 탄핵 심판 결정이 내려지고 특검 수사가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특검의 1차 수사 기간은 2월 28일까지지만 특검법에 따라 1회에 한해 30일 연장할 수 있다.

3월 13일 이전에 헌재의 선고가 이뤄져 탄핵이 인용되고 수사 기간까지 연장되면 박 대통령은 전직 신분으로 특검 수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다만 특검법상 수사 기간 연장이 '대통령의 승인'에 달려 있다는 점이 변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선택이 관건인 셈이다.

■앞당겨지는 차기 대선 일정

헌재의 탄핵 심판 일정 제시에 따라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4월 말~5월 초 이른바 '벚꽃 대선'이 현실화된다. 일각에서는 박 소장의 발언이 사실상 정치권에 조기 대선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통상적으로 헌재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선고를 한다. 이를 감안하면 2월 23일이라는 날짜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범위를 좀 더 넓히면 3월 13일 이전 마지막 평일인 3월 10일까지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조기 대선은 공직선거법과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수요일인 4월 19일 혹은 4월 26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3월 초에 헌재 결정이 나면 5월 10일까지도 가능하다. 다만 5월 첫째 주는 유례없는 '징검다리 연휴'여서 대선을 치르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로드맵 속에 정치권은 3월 한 달 동안 당내 경선과 각종 합종연횡 등을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헌재가 탄핵소추를 기각할 경우 박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되며 차기 대선은 기존에 정해진 12월 20일에 치러진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