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실금 원인과 처방] 말 못 할 고민 '나도 모르게 이런 변이…'
입력 : 2017-01-24 19:07:17 수정 : 2017-01-26 10:06:14
웰니스병원 강동완 병원장이 변실금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주부 이영희(61)씨는 몇 달 전 변을 참지 못하고 옷에 실수를 했다. 처음에는 설사를 해서 그런가 하고 넘겼으나 점차 이 같은 일이 잦아졌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가 되자 결국 이 씨는 병원을 찾았다. 병원 진단 결과 이 씨는 '변실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남성보다 여성 발병률 높아
삶의 질 저하, 고립감 시달려
괄약근 손상 원인이 대부분
사과·배·매운 음식 피해야
대부분 비수술적 요법 치료
■출산, 항문외상 등이 변실금 원인
먹은 음식이 대변으로 항문을 빠져나올 때 그걸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 큰 문제다. 대변이 줄줄 새는 것을 변실금이라 하는데, 말 그대로 변을 참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속옷을 버리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항문 괄약근의 기능이 약해져 가스나 액체 변, 심지어는 딱딱한 변이 저절로 나와 버리거나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통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다.
변실금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출산, 사고로 인한 항문외상, 항문직장암과 복합치루의 수술로 인한 항문 괄약근의 손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둘째, 오래된 직장 탈출증이나 심한 변비, 신경 마비를 통한 허리디스크, 당뇨 등으로 신경 염증이 온 경우, 지사제의 남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 연세 많은 노인이 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항문을 수축시키는 괄약근 힘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경우다.
웰니스병원 강동완 병원장은 "변실금은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며, 직업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돼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 심각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고 고립감에 시달리게 한다"고 말했다.
■90%는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
변실금은 심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수술을 할 필요 없이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변실금 환자의 90%가 비수술적 요법으로 낫는다.
먼저 항문 초음파와 항문 내압검사 등을 통해 변실금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괄약근의 직접적인 손상인지, 괄약근 기능의 문제인지 또는 다른 질환의 후유증으로 인한 손상인지를 파악한 후에 치료방법이 결정된다.
비수술적 치료는 △음식 조절 △약물치료 △케겔운동과 초과케겔운동 △바이오 피드백을 꼽을 수 있다.
어떤 음식물을 섭취하느냐에 따라서 변의 굵기와 변이 장을 통과하는 속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음식물 섭취를 조절해 대변을 굳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 중에서 사과, 배, 복숭아 등은 변을 묽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설사를 일으키는 매운 음식과 카페인을 함유한 커피 등을 피하는 것이 도움 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장내 환경의 손상으로 묽은 변 또는 설사가 계속되면 변실금이 악화된다. 이 같은 경우에는 음식 조절뿐 아니라 유도제, 지사제 같은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꾸준하게 항문을 조이는 케겔운동(골반근육운동)도 효과적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케겔운동을 하면 변실금은 물론 요실금을 막고 성감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케겔운동은 다른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항문과 질, 요도를 수축했다 이완하는 운동이다. 다리를 골반 너비만큼 벌리고 양손으로 허리를 짚은 후 숨을 들이마시며 10초간 항문, 질, 요도를 당기고 수축하는 운동이다. 초과케겔운동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항문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에 변실금에 효과적이다. 케겔운동과 초과케겔운동을 병행해서 매일 30분씩 하는 것이 좋다.
바이오 피드백은 항문 괄약근 운동치료기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괄약근이 수축과 이완을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생체 신호를 적절한 장치를 통해 환자가 직접 영상으로 인지해 스스로 괄약근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학습치료다.
강 병원장은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없을 때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항문 괄약근 재건술, 이식술, 성형술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항문 괄약근 주변으로 실리콘 슬링이라는 동그란 띠 모양의 탄력 있는 구조물을 삽입해 괄약근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수술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