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심판 8차 변론] 김종 "정유라 챙기란 대통령 말에 충격"
23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이 "정유라를 잘 키워야 한다"고 직접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내연관계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재 프로그램 만들라" 주문
정유라 의혹 제기 땐
김기춘 "적극 대응" 지시
"최순실·고영태 내연관계
최 씨가 김성우 수석도 추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이날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회 변론기일에서 2015년 1월 박 대통령을 만나 체육단체장 선임에 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직접 정 씨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시 "정유라에 대해 정치권에서 '공주 승마'라는 얘기가 나온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인데 부정적인 게 안타깝다"며 "정유라 같이 끼가 있고, 능력 있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위해 영재 프로그램 같은 것을 잘 만들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당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직접 말씀 들어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이어 2014년 야당 의원들이 정유라 씨 관련 의혹을 제기했을 때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차관에 임명된 뒤 김 전 실장이 '대통령이 체육계에 관심이 많으니 나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한 방송사에 "세월호에만 빠지지 말고 승마비리를 빨리 보도하라"고 재촉한 사실도 인정했다.
지난해 10월 교체된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최순실 씨의 추천을 통해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증언도 처음으로 나왔다.
최 씨의 최측근인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씨는 이날 2014년 말∼2015년 초 최 씨가 자신에게 김 전 수석의 프로필을 보여주면서 아느냐고 물어봤으며, 직접 만나서 정치적 성향이 어떤지, 홍보수석을 맡을 의향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자신과 가까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김 전 수석과 만나게했고 의사를 확인한 뒤 최 씨에게 전달했으며, 이후 김 전 수석이 실제로 임명이 됐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차 씨는 "고 전 이사가 아침에 만나자고 해서 청담동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 씨와 고 전 이사가 붙어 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내연관계를 의심했다고 진술했냐"는 질문에 "당시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 전 이사가 최 씨와 내연관계를 유지한 것은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변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