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출마 논란 다시 지핀 黃 권한대행 신년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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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열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현 시국의 불안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국내외 상황을 볼 때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더라도 헤쳐나가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게 다급한 상태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대통령은 직무 정지 중이고, 정치권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권 획득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황 권한대행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에서 나타난 현안들을 골고루 짚었다.

하지만 이런 정책 발표들에서 실행력보다 공허함이 느껴진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시계를 보면 황 권한대행의 역할은 2~4개월 정도에 그칠 공산이 높다. 그래서 어제 신년기자회견 내용이 안정된 국정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차원 이상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시선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황 대행 지지율이 꽤 높게 나오고 있다. 신년회견에서 기자들의 첫 질문이 여기에 집중된 이유이다. 황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국정의 조기 정상화에 전력을 다할 시기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국회 대정부질문 때보다 그 강도가 약화된 것이어서 여지를 남기기에 충분했다. 물론 누구라도 국민의 기본권인 피선거권에 대해 반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이란 비상시국을 임시로 맡은 권한대행이 안정된 국정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각 정당과 정파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심판이 선수로 나선다는 비판에 직면하면 당장 여야정 협의체 등이 제대로 가동할 수 없다. 현 정부 실정의 공동책임자인 국무총리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여론도 피하기 어렵다. 모두 가뜩이나 어지러운 국정을 더 어지럽게 만드는 경우이다. 전환기를 이용한 일신의 영달보다 누란 위기에 처한 국가의 운명을 소중히 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황 권한대행은 이를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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