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 끝에 날치기범 붙잡은 버스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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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 인터넷서 화제

버스 운행 중 절도현장을 목격한 버스 기사가 용감하게 기지를 발휘해 격투 끝에 범인을 붙잡았다.

지난 8일 오후 7시께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의 한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던 전 모(70·여) 씨가 벤치에 손가방을 올려둔 사이 이 모(32) 씨가 전 씨의 가방을 잽싸게 훔쳐 달아났다.

때마침 이 앞을 지나가던 63번 시내버스 운전기사 김용강(40) 씨가 범행 현장을 목격했다. 주위를 살피면서 다음 정거장을 향해 운전하던 김 씨의 눈에 띈 것은 바로 전 정류장에서 가방을 훔친 뒤 유유히 걸어가고 있던 이 씨였다. 이 씨를 알아본 김 씨는 곧장 버스를 세운 뒤 운전석을 박차고 나가 이 씨를 붙잡았다. 완강히 저항하는 이 씨와 김 씨 사이에 수 분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에 신고해달라"는 김 씨의 외침을 들은 시민이 112에 신고했다. 이어 20여 분 뒤에는 '엄마가 가방을 날치기당했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112상황실에 걸려 왔다.

이 씨로부터 손가방을 빼앗은 김 씨는 이 씨를 제압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그를 현행범으로 넘겼다. 송정파출소를 찾은 전 씨 모녀는 1시간여 만에 무사히 가방을 찾아갈 수 있었다.

김용강 씨는 "벤치에 있던 할머니 가방을 훔쳐가는 것을 봤는데, 다음 정류장으로 가던 중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보여 바로 잡았다"면서 "충분히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해야 했을 일이다"고 말했다. 김 씨와 절도범의 격투 장면이 담긴 CCTV 녹화 영상은 페이스북 등 온라인 공간에서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이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절도범 체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버스 기사 김 씨에게 감사장과 소정의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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