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안방 부산이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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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에서 최근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르면 3월 중 치러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역 내 야권 인사들의 '탈(脫)문재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문 전 대표와 대권 경쟁에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가 오는 21일 부산에서 여는 강연회가 상징적이다. 강연회는 안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일 하루 전에 열린다. 그만큼 안 지사 측이 공을 들인다는 얘기다.

안희정 대규모 부산 행사
文 경남고 후배가 주도
진영 폐쇄성에 반기 확산
'부산 친노=文' 공식 흔들


이 행사를 주도한 이는 문 전 대표의 경남고 1년 후배로 지역 야권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배갑상 전 에너지관리공단 상임감사다. 야권 내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배 전 감사는 "안 지사와도 오랜 친분이 있어 우연찮게 돕게 된 것뿐"이라면서도 "강연회 참가 희망자가 예상외로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오는 13~14일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한다. 지역 시민·노동단체의 초청으로 부산을 찾는 박 시장은 강연회와 당원 간담회, 촛불집회 참석 등을 예정하고 있다.

타 지역 출신 야권 주자들이 문 전 대표의 '안방'인 부산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그만큼 이 지역 표심의 '유동성'이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대선주자 측 관계자는 "부산은 정치적으로 역동적인 곳이고, 한 번 분위기가 바뀌면 걷잡을 수 없다"면서 "부산에서 문재인 독주에 제동이 걸리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문 전 대표를 견고하게 떠받치고 있던 지역 친노(친노무현)계는 분화 조짐이 뚜렷하다.

특히 이광재 전 강원지사,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원조 친노'들이 안 지사 진영에 합류하면서 부산에서도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비롯, 지방의원 등 일부 친노 인사가 안 지사 쪽에 가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최근 문 전 대표 외에 타 야권 주자와의 접촉점을 늘리는 것도 이런 배경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의 '아성'인 부산 야권의 이런 분위기는 소수 핵심 인사 위주로 돌아가는 문 전 대표 진영의 폐쇄성이 자초했다는 말도 나온다. 지역 야권 관계자는 "폐쇄적인 '이너서클'에 막혀 문 전 대표와 접촉조차 어렵다는 얘기가 비등하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부산 친노=문재인' 등식이 깨지면서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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