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스펀지, 돌고 돌아 결국 주상복합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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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우동 복합쇼핑몰 '스펀지'. 현재 이곳 부지에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한때 젊은이들에게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로 인기를 누렸던 부산 해운대구 우동 복합쇼핑몰 '스펀지'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철거 후 주상복합 아파트로 개발될 계획이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산 D건설 자회사인 케앤투자개발이 스펀지 매입에 나섰다. 지난해 8~11월 100억 원대의 계약금과 중도금이 건네졌고, 오는 31일까지 잔금 입금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전체 매매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6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때 해운대 대표 쇼핑몰
주변 백화점에 밀려 내리막
주인 세 번이나 바뀌어

인수 부산 D건설 자회사
46층 3개 동 610세대 추진
20여 임차 상인 반발 거세


케앤투자개발은 스펀지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최고 높이 46층의 주상복합 아파트 3개 동을 지을 예정이다. 최근 61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겠다면서 해운대구청 건축위원회에 심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해운대 구청 관계자는 "스펀지 부지가 일반 상업지구라 원칙적으로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 "구체적인 심의안이 들어오면 인허가할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2002년 11월 8664㎡ 대지에 지하 4층, 지상 8층 건물로 개장한 스펀지는 한때 197개 상가가 성업하면서 해운대의 대표적인 쇼핑·문화공간으로 평가받았다. 개장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 일가 회사인 ㈜우진서비스와 ㈜스펀지가 운영과 관리를 각각 맡아왔다.

하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쇼핑공간이 주변에 잇따라 들어서면서 매년 수억 원대의 적자를 내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결국, 2007년 6월 영국계 펀드회사인 도란캐피탈파트너스의 특수목적회사(SPC)인 '트라이시스 코리아2'에 매각됐다. 매각 대금은 1030억 원이었다.

트라이시스 코리아2의 매입 이후에도 활력을 회복하지 못하던 스펀지는 2011년 5월 다시 경매 매물로 나오게 된다. 세 차례나 유찰되는 굴욕을 겪다가 2012년 4월 홍콩계 펀드인 뉴썬샤인㈜이 691억 원에 낙찰받았다. 낙찰가는 당시 감정평가액 1350억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편, 스펀지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20여 임차 상인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스펀지에서 3년간 영업해 온 강 모 씨는 "그동안 스펀지 운영업체가 건물을 팔 생각으로 신규 입점을 제한해 온 것도 모자라 상가 관리까지 부실하게 하는 어려움 속에서 겨우겨우 영업해왔다"면서 "임차인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건물까지 매각해 거리로 내모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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