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성산산성서 6세기 신라 보고서 목간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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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성산산성에서 신라의 지방 체제와 율령 체계를 엿볼 수 있는 목간이 출토됐다.

5일 함안군에 따르면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성산산성(사적 제67호)의 17차 발굴조사(2014∼2016년)를 통해 출토한 23점의 목간(木簡)에 대한 보존처리를 마치고 최근 그 내용을 공개했다. 목간(木簡)은 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일정한 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 또는 대나무 조각이다.

지방 통치·조세 체계 기록
4개 면에 모두 글자 기재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은 신라의 지방 지배 체제와 조세 체계를 구명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네 면에 모두 글자가 기재된 사면 목간 1점(사진)도 포함돼 있다. 소나무를 폭이 좁은 사각형으로 깎아 길이 34.4㎝, 두께 1∼1.8㎝ 크기로 만든 이 사면 목간에는 모두 56글자가 쓰여 있다. 목간에는 지역 관리가 잘못된 법 집행에 대한 처벌을 두려워하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진내멸(眞乃滅) 지방의 촌주(村主)가 당시 중앙이던 경주 출신 관리에게 올린 보고서 형식이다. 이를 통해 목간이 활성화되던 6세기 중반 신라 지방사회까지 문서 행정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당시 법률인 율령(律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목간에는 30일, 60일 등 기간을 명시한 법률 용어까지 있었다. 신라가 율령을 통해 엄격한 지방 지배체제를 확립하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출토된 목간에서는 신라 중앙정부 관등체계인 '경위(京位)' 중 12등급에 해당하는 '대사(大舍)'라는 관등명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성산산성이 중앙정부의 직접적 통제를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함안군 함안읍 괴산리와 가야읍 광정리에 걸쳐 있는 성산산성에서는 2007년 우리나라 최초의 이두(吏讀) 문장으로 된 목간이 출토된 바 있다.

차정섭 함안군수는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신라의 율령체계를 알 수 있는 목관은 역사적인 사료로 매우 의미가 크다"며 "이번에 밝혀진 새로운 사실을 현재 수립 중인 성산산성 종합정비계획에 반영해 성산산성의 문화적 가치 규명과 활용성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함안군은 1991년부터 최근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함안 성산산성 목간 발굴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국내에서 발굴된 목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308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성훈 기자 lee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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