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알고 싶다] 문현동 BIFC 6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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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에 팔 것이냐? 무료 전망대냐?

다음 달 말까지 토요일 무료 개방을 연장하기로 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63층 전망대. 현재 이곳은 아무런 시설이 없이 텅 비어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거긴 대체 왜 그래?" "거기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부산에는 '그곳'이 있다. '그곳'에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본보는 올해부터 부산 곳곳의 '그곳'을 살펴보고,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와 속사정을 취재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부산이 궁금해하는 그곳. 그곳으로 가 보자.

높이 289m. 날씨가 좋은 날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부산 최고의 조망. 하지만 2014년 준공 이래 4년째 주인을 못 찾고 있는 기이한 곳이 있다.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63층 전망대다.

日 대마도까지 보이는
부산 최고 조망 자랑

2월까지 한시 개방 연장에
'부산 랜드마크' 관심 폭발

시민들 "관광명소 만들자"
市 "글로벌 금융기관 유치"
향후 운영 방안 주목

BIFC의 자산관리회사인 부산파이낸스센터 AMC는 BIFC 63층 전망대 무료 개방(본보 3일 자 10면 보도)을 다음 달까지로 연장했다. 2015년 4월 10회라는 횟수 제한을 두고 시민 무료 개방을 매주 토요일 실시한 이래 두 번째 개방 연장이다. 하지만 계속된 임시 개방을 두고 AMC, 부산시, 인근 상가 번영회, 입주 기업 등의 입장이 모두 달라 이들의 의견을 조율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인다.

시민들은 부산 최고의 야경을 자랑하는 63층 전망대(3057㎡)가 상시 운영되기를 바라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볼거리, 먹을거리가 확충되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요일 하루 열리는 무료 개방 행사에만 평균 1000명의 시민이 찾는 인기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두 차례 전망대를 찾은 김교진(55) 씨는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부산의 산, 바다, 도시의 불빛이 한눈에 들어온다"며 "단순한 일반 기업 입주가 아닌 관광자원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IFC몰 상가 번영회도 이 같은 시민 여론에 힘입어 부산시가 전망대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상가 번영회는 시민 2만 5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부산시에 이 같은 내용을 제출했다. 부산시가 63층을 매입해 상시적으로 운영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박미령 BIFC몰 상가번영회장은 "부산시가 시민의 공간으로 63층을 조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며 "부산의 랜드마크를 이대로 썩혀서는 안 되기에 상시 개방을 위한 2차 서명운동을 다음 달 중으로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희망과는 달리 BIFC를 관리하는 AMC와 부산시의 입장은 다르다. 부산시는 분양가가 120억 원에 달하는 63층이 전망대가 아닌 '공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부산시에 따르면 실제로 국내외 보험사, 금융기업 2~3곳에서 입주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 이 중에는 선박 전문 보험회사, 해외 굴지의 금융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MC, 입주 기업들에는 높은 운영비용과 업무 시설 보안 문제가 상시 개방의 걸림돌이다. AMC의 경우 전망대 운영 비용으로 매년 2억~2억 5000만 원을 자부담하고 있다. 또한 당초 63층 설계안에 개방 목적이 포함되지 않은이상 무작정 상시 개방을 통한 관광 자원화를 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임시개방이 끝날 때까지 부산시, AMC, 입주기업, 인근 상가 번영회가 이견을 조율해 확실한 향후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입주기업이 들어올 때까지 임시로 부산시가 63층을 임대해 전망대 시설을 운영하는 방안이나 민간업체를 유치해 상시 전망대로 운영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부산의 한 대학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63층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부산시, AMC 등 이해당사자들이 의견 수렴의 장을 마련해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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