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열등감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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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주변 친구들에 비해 자신이 못났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 돈을 많이 버는 사업가 친구 B, 좋은 동네로 이사를 했다는 친구 C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져 우울한 기분에 빠지곤 한다.

열등감은 자기를 남보다 못하다고 낮춰 평가하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생기는 마음이지만 열등감은 자존감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자존감'은 '자아존중감'과 같은 말이며,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자신이 소망하는 이상적인 자기의 모습이 높게 설정돼 있는 경우 실제 자기의 모습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으며 열등감이 생겨난다. 다시 말해, 열등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를 충족시키지 못해 생겨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소망하는 이상적인 자기의 모습을 설정하는 것과 실제 자기의 모습을 평가하는 것은 모두 자신의 인생관에서 만들어진다. 이상적인 자기 모습을 설정할 때 '나는 이렇게 되어야 해'라는 자신이 만든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기준이 정말 타당하고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다시 검증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심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실수나 실패를 더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다른 사람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는 데 바쁘다. 모임에서 들은 가까운 지인의 근황에 대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도 세밀하게 기억나지 않은 적이 종종 있지 않은가. 하물며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얼마나 관심을 갖겠는가.

삶의 주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존재하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우월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을 분류하는 객관적인 기준표는 없다. 미래에 무언가를 이뤄야 남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고 행복해질 것이라는 마음가짐은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감을 오히려 열등감과 우울감으로 바꿔 버릴 수 있다.

주변의 평가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하고 있는 행동에 집중하고,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를 칭찬하는 것은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토대가 될 것이다.]


정태영


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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