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대선… 대권주자들 '조기 승부수'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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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에 속도를 냄에 따라 대선 등 주요 정치 일정이 급박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선주자들도 조기에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이다.

반기문, 개헌·대권 의지 표명
문재인, 전통 야권 통합 강조
안철수, 이달 대선캠프 구축
손학규·박원순 등도 잰걸음

■반기문과 문재인, 연대 놓고 충돌


임기를 마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 개헌과 반(反)문재인 연대를 기반으로 세력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1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에게 새해 인사 차 전화를 걸어 대권을 향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건강하시고 새해 더욱 복을 많이 받으셔서 건강하시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국민의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이 대권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개헌을 공통분모로 개혁보수신당 등 여야의 제3세력을 모아 대권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 총장과 지지율 선두를 다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 '국가 대개조'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새해 첫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국민의당이 개혁보수신당인 비박계와 손잡는다면 정권 교체를 바라는 호남의 염원을 배반하는 선택"이라며 제3지대론을 비난하고 민주당과 국민의당 연대를 재차 언급하며 전통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새해 키워드로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뜻의 '재조산하(再造山河)'를 제시하면서 정책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려면 5년의 임기도 짧다"고 임기단축론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오는 15일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직후 대선캠프를 꾸리며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전 대표가 꾸준하게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을 두루두루 만나왔다"면서 "캠프 형태를 일찌감치 갖춰 대선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적 동반자' 격인 김성식 의원이 지난달 29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탈락한 뒤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칩거, 대선 전략을 재검토한 결과 조기 대선캠프 구축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박원순 등도 대권행보 가속도

야권 대선주자군에 속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연초부터 본격적인 독자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일 "이달 중·하순쯤 '국민주권 개혁회의' 발대식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대식은 손 전 대표의 지지자 등 수천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대표 측은 국민주권 개혁회의를 우선 국민운동기구로 띄운 후 향후 여야의 정치인들이 폭넓게 동참하는 정치적 결사체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시장직을 유지한 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대교체' 등을 화두로 제시하며 대권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민주당 단배식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더불어, 국민과 더불어 정권을 교체하고 미래를 교체하고 역사를 교체하자"고 말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단배식에서 "70년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저도 작은 힘을 보태겠다. 분열이 아닌 단결로 국민 열망이 실현돼야 한다"면서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과 마찬가지로 도지사직을 유지하고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는 개헌과 대통령 임기조정에 대해 "선거 한 번 이겨보겠단 정략"이라고 비판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유승민 의원은 '안보는 보수'를 강조하며 새해 첫날 아침을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맞았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옳은 길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용기를 얻었다"며 대권 의지를 드러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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