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철거 44시간 만에 다시 설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된지 44시간 만에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다시 세워졌다. 김경현 기자 view@



2016년이 마무리되는 12월 30일, 또 한번 시민이 승리했다. 철거된 소녀상은 44시간 만에 일본 영사관 앞에 다시 설치됐다.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31일 오후 9시 일본 영사관 앞에서 설치를 기념하는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30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허용하고 앞으로 동구청은 어떠한 행정집행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동구청으로부터 소녀상을 회수 받아 30일 오후 1시 일본 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다시 설치했다. 철거 44시간 만이었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8일 행정대집행으로 인해 연행된 이들에게 사과한다"는 뜻을 전했다. 박 청장은 "시민단체의 애국충절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시간 이후의 소녀상 설치에 대해서는 동구청은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28일 있었던 연행과정에서의 폭력에 대해서는 박 청장은 "법에 따라 행정을 하는 것은 담당 도로안전과장의 권한"이라며 책임 소재를 미뤘다. 또한 압류한 평화의 소녀상을 건설자재와 쓰레기 등을 분류하는 선별장에 놔둔 것에 대해서도 "실무적인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단체와 구청장 사이에는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지만 곧이어 시민단체가 소녀상을 즉시 돌려 달라고 요구했고, 동구청은 이를 승인하면서 마무리됐다. 또 동구청은 소녀상을 이동시키고 선별장에 쌓아두며 생긴 파손에 대해서도 비용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에 따라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30일 오전 11시께 동구청 앞에서 소녀상을 돌려받았다. 정경숙 여성연대 대표는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 주신 덕분에 다시 소녀상을 찾을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는 절대로 소녀상이 외롭게 쓰러지지 않게끔 일본 영사관 앞 본래의 자리에 설치한 뒤 보듬고 가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소녀상을 돌려받은 추진위원회는 곧바로 지게차를 이용해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오는 31일 오후 9시, 소녀상 설치를 주장하며 연행됐던 대학생과 시민·소녀상 제작을 담당한 김운성 작가와 함께 소녀상 제막식을 할 예정이다. 이날 제막식에는 서면에서 촛불 집회를 마치고 일본 영사관까지 행진을 이어나갈 시민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지난 28일 오후 1시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기습적으로 설치했고, 동구는 공무원을 동원해 소녀상을 강제 철거하고 이틀간 건설자재·쓰레기 선별장에 내버려 뒀다. 이 때문에 동구청에는 비난 전화가 쇄도했으며 동구청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조소희 기자 sso@

유튜브 주소 - https://youtu.be/po2n5HxlVBk

영상제작 - 김강현 PD · 박민하·장다원 대학생인턴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된지 44시간 만에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다시 세워졌다. 김경현 기자 view@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