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이슈, 사이다 토론 시사 토크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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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시사문제를 다루는 JTBC '썰전'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TV프로그램' 2위에 올랐다. JTBC 제공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 반찬도 챙기더군요."

한때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렸던 전여옥 전 의원이 시사 토크쇼에 출연해 최순실과의 관계를 폭로했다. 전 전 의원은 또 "반기문의 권력 욕심은 박근혜 못지 않아요"라며 차기 유력 대권주자를 항해서도 돌직구를 날렸다. 폭로의 무대로 택한 곳은 채널A '외부자들'. 지난 27일 첫 방송됐음에도 시청률이 3.7%를 웃돌만큼 높은 관심을 모았다.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MBN '아궁이' 인기몰이에
채널A '외부자들' 경쟁 가세

국정농단·탄핵 사태 등
굵직하고 민감한 현안 주제
거침없는 공방에 '청량감'


이처럼 '외부자들'은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MBN '아궁이' 등을 빼닮은 유사 프로그램. 대개의 시사 토크쇼는 '꽤 이름이 알려진' 패널들이 민감한 현안을 주제로 때론 금기를 넘나들며 날선 공방을 펼쳐 보는 이들에게 청량감을 안긴다.

■민감한 현안도 OK, '시사 토크쇼 전성시대'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2013년 2월 첫 선을 보인 JTBC '썰전'. 방송인 김구라가 사회를 보고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논객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한 주간의 이슈들을 정리하는 형태다. 특히 이들은 '입담을 턴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재미를 추구해 난마처럼 꼬인 정국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썰전'은 예능이나 드라마가 독식해온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톱10'(한국갤럽 조사)에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TV조선 '강적들'은 '썰전'과 같은해 10월 첫 전파를 탔다. 방송기자 출신인 박종진 앵커가 사회를 맡고 이봉규, 함병익,김성경, 강민구, 이준석 등 5~6명이 패널로 참여한다. 주로 시사 문제를 거침없이 '요리'한다. 최근에는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여야 대선주자까지 초대해 무게감을 더했다. 덕분에 5%대의 높은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TV조선 '강적들'은 다양한 패널들을 초대해 날선 공방전을 펼치며 청량감을 안겨주고 있다. TV조선 제공
2013년 3월 첫 선을 보인 MBN '아궁이'도 연예계 이야기를 뛰어 넘어 시사 문제를 자주 다루고 있다. '아주 궁금한 이야기'의 약칭이 프로그램 제목답게 최근에 시사평론가들을 대거 패널로 불러모은 뒤 '최순실 게이트' 등 현안을 파헤치고 있는 것. 이들 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채널A는 지난 27일 '외부자들'을 새롭게 편성하며 시사 토크쇼 경쟁에 뛰어들어 춘추전국 시대를 예고했다.
MBN '아궁이'는 연예계 이야기를 뛰어 넘어 시사 문제도 자주 다루고 있다. MBN 제공
■채널A 경쟁 가세해 '춘추전국시대'예고

이처럼 시사 토크쇼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먼저 '퓨전 형식'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 프로그램들이 사회 저명 인사들을 전문가로 초청한 뒤 시중의 뜨거운 현안을 자연스레 토론하는 모양을 취한다. 이는 기존 지상파 방송에서 익숙하게 보아오던 유사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면 전혀 새로운 '형식 파괴'라는 것이다.

토크쇼 주제 역시 '성역'이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러다 보니 과거 금기시 됐던 대통령의 행적에서 여전히 뜨거운 현안인 '세월호 7시간'까지 못다루는 시사 이슈가 없다. 시사 문제는 자칫 여야나 시민단체 등의 항의를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이슈를 자주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주제를 선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대목은 시사 토크쇼가 대부분 종편에서 제작된다는 점. 이는 메이저 신문사가 종편을 소유하고 있어 정부나 권력기관의 간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스튜디오에서 소수의 패널을 참여시켜 만들기에 제작비가 낮게 든다는 점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채널A는 '외부자들'을 뒤늦게 편성해 시사토크쇼 경쟁에 뛰어들었다. 채널A 제공
아무튼 올 하반기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는 '시사 토크쇼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는데 내년에는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이나 거듭되는 촛불집회, 정치권의 분열, 잠룡들의 합종연횡 등 굵직한 이슈들로 인해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혁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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