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해남부선 & 동해선] 동해선, '도시철도'라 하기엔 너무 불편한 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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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동해선 부전~일광 노선 개통에 맞춰 부산시가 내년 1월 7일자로 시내버스 5개 노선을 조정해 대중교통 환승을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버스노선 개편이 일부 노선에만 그친 데다가 역에서 수백m 떨어진 정류장 조정은 쏙 빠져 시민들 사이에서 '반쪽짜리 개통'이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 취재진이 27~28일 양일간 동해선 역사를 돌며 대중교통 환승 체계를 점검해 보니 다수 역사에서 '도시철도 역할'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됐다. 부산지역 동해선 14개 역 중 절반은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200~900m를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역 주변 버스노선 개편 미흡
정류장 멀고 배차간격 길어
시 "노선 증설 등 추후 검토"


동해선 동래역과 안락역은 인근에 버스 노선이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해운대역엔 139번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1대가 운행하지만, 이마저도 배차간격이 15~25분으로 길다.

도시철도 1호선 부산교대역과 동해선 교대역은 아직도 환승 역사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3월 21일부터 진행된 도시철도 교대역 2번 출입구 엘리베이터와 외부 계단 등 건설공사는 내년 4월 30일께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 4개월 이상 이용객들이 공사현장을 가로지르는 환승 통로를 오가야 한다. 도시철도역에서 동해선 역사로의 환승을 표시한 지도나 안내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부산지역 주요 관광지와 가까운 동해선 역사에도 버스노선 증설은 이뤄지지 않아, 동해선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교통 불편도 예상된다. 송정역 앞으로 시내버스 10개 노선이 지나가지만 송정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노선은 단 한 개도 없다. 오시리아역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에는 25분마다 오는 185번 1개 노선밖에 없는 데다, 이마저도 인근 유명 관광지인 용궁사로는 갈 수 없다.

도심지로의 용이한 접근을 기대하며 동해남부선 개통을 기다려온 기장군 주민들도 부실한 환승 체계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배차 간격이 20~30분 이상 걸리기도 하는 기장군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 동해선 개통과 함께 버스 노선 조정과 배차간격 변경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직장인 최 모(34·기장군 기장읍) 씨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동해선 개통에 맞춰 동해선과 시내버스 간 환승이 편리하게 이뤄지도록 버스 노선과 버스 정류장 조정을 해야 하는데, 부산시는 동해선 배차 간격 단축만 먼저 요구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지금까지 버스 이용객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져 운행되던 버스 노선을 동해선이 개통한다고 해서 갑자기 바꿀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추후에 주민 의견 수렴과 현장 점검을 통해 이용 수요를 보고 노선 증설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동해선과 도시철도·버스 사이의 환승 시 요금 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공단 측에 환승시 요금할인 부분에 대해 지속적해서 건의하고 있으나 긍정적인 답변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경희·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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