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짚어본 2016년 증권·파생시장] 개성공단 폐쇄에 증시 연중 최저치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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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시장은 1월 북한 핵실험과 2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발표 등 각종 경제 악재가 이어지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잇따라 연출했다. 개성공단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사진. 부산일보DB

올해는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등 각종 대내외적인 경제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국내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 때문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특히 증시도 이 같은 악재 때문에 박스권에 갇혀 있다. 그렇다면 올해 증권·파생상품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은 어떤 것들일까? 한국거래소(KRX)가 최근 선정한 '2016년 증권·파생상품시장 주요 사건'과 이에 따른 증시의 변동을 되짚어본다.

■삼성 갤럭시노트7 폭발

올 8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발화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출하 중단(8월 31일)과 전량 리콜 결정(9월 2일)으로 매출 및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추정 손실액은 약 7조 원 규모. 출하 중단이 결정된 8월 30일에서 리콜 결정 전날인 9월 1일 기간 중 삼성전자 주가는 164만 5000원에서 158만 7000으로 3.5%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11월 29일)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170만 원을 돌파, 12월 16일 종가가 179만 3000원을 기록하는 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대내외 악재에 국내 경제 '요동' 
최순실 사태 파장 '현재 진행형'
사드로 중국 반한 기류 '부담'

트럼프 당선 당일 코스피 급락
美 금리 인상 국내 경기 '빨간불'

■한미약품 공시 지연

지난해 7월, 8조 원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 공시를 했던 한미약품이 이 중 82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9월 29일) 사실을 다음날 장 개시 후 공시해 충격을 줬다. 기술수출 계약 관련 자율공시 정정이 사유 발생일 다음날까지 가능한 점을 이용, 의도적 지연 공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불렀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수사 결과, 한미사이언스 일부 임직원 등 45명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약 33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되어 이 중 4명을 구속 기소했다. 기업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따라 지난해 11월 83만 원대에 이르던 주가가 이달 초 30만 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북한 핵실험 및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연초부터 북한이 4차 핵실험(1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를 강행하면서 정부가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며 대북 제재 수위를 높였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으로 내려가는 등 지수와 시가총액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불안감으로 1월 21일 지수는 1840.5, 시가총액은 1165조 원으로 추락한 데 이어 2월 12일 지수는 1835.28, 시총 1160조 원으로 추락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7월 26일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논란을 시작으로 수면 위로 부상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는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까지 이어지며 정치계는 물론 국내 증시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증시도 요동쳤다. 가뜩이나 대내외 악재로 허덕이던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10월 29일 이후 코스피지수 2000선도 붕괴됐고, 이 파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사드와 중국의 반한 감정 확대

2014년 주한미군사령관이 대한민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할 것을 주장하며 시작된 중국의 반한 기류가 2016년 7월 13일 경북 성주군 배치로 결정되며 극에 달했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던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제약 관련 기업들의 부진으로 이어지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중 1만 포인트를 유지하던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지수가 7월 13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7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중국이 한국 수출에서 사실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 문제가 한국 경제와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당선

미국 대선 당일인 지난 11월 9일 사전 조사 및 예측과 달리 공화당 도널트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당일 코스피 지수가 2.25% 하락하였으나, 다음날 다시 반등(2.26% 상승)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에 앞서 트럼프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각축을 벌이며 이들의 정책 노선 및 지지도 추이에 따라 우리 증시도 큰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대선 전 한 달간인 10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외국인이 약  7710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이 61.1조 원(4.7%) 감소하는 등 증시가 출렁거렸다.

■미국 금리 인상 단행

올해 미국 고용시장 및 주택시장이 지속적인 호조를 보이는 등 미국 경기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연중 금리 인상 가능성을 수차례 시사한 데 이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5일 경제활동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당히 상승했다고 평가하며 1년 만에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내년 중 3차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신흥국 자금 유출 규모가 커지고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며, 국내 금리 인상 시 부동산 시장 위축, 가계부채 위험 증가 등 국내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브렉시트 현실화

6월 24일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 51.9 대 48.1로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며 촉발된 글로벌 증시 충격이 국내 시장에까지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코스피지수의 하루 변동폭(108.80포인트)과 전일 대비 하락폭(-61.47포인트), 그리고 거래대금(8조 7000억 원)과 거래량(7억 5000주)에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행히 이튿날부터 코스피는 1.61포인트 상승하며 회복세에 들어갔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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