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꽃 같네' 제작발표회] 샌드아트와 뮤지컬이 만나면? "꽃 닮은 삶이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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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는 게 꽃 같네' 공연 장면. ㈜문화콩 제공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샌드아트(sand art)'와 뮤지컬이 결합한 공연이 조만간 부산을 찾아온다. ㈜문화콩은 샌드아트와 어우러진 음악극 '사는 게 꽃 같네'를 내년 3월께 부산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에 앞서 ㈜문화콩은 지난 22~23일 한결아트홀에서 샌드아트뮤지컬 '사는 게 꽃 같네' 제작 발표회와 속풀이 토크쇼를 열었다.

노년층 이야기 음악극에
샌드아트 기술 결합 눈길
문화콩, 내년 3월 부산 첫선

발표회, 클라우드 펀딩으로
'속풀이 토크'도 인기
"전국 찾아가는 공연 기대"

'사는 게 꽃 같네'는 노년층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가까이 있으면서도 무심했던 가족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음악극이다. 평생 서울 한 번 가본 적 없는 75세 고분옥이 어느 날 갑자기 서울로 가기 위해 가출한다. 바로 김추자 30주년 컴백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다. 분옥은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상기시키기 위해 무작정 상경하지만, 가족은 그녀의 부재를 눈치 채지 못한다. 뒤늦게 알게 된 가족은 할머니 분옥이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서서히 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사는 게 꽃 같네'는 무엇보다 작품 형식이 새롭다. 샌드아트와 어우러지는 새로운 무대 영상 기술을 사용해 사람의 손이 없는 샌드아트를 동영상으로 실시간 보여주는데, 이 영상은 배우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결합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뮤지컬 '사는 게 꽃 같네' 제작 발표회 후 속풀이 토크쇼 모습.
지난 22일, 공연 관람이 끝나고 유정임 부산영어방송 국장이 진행하는 '속풀이 토크쇼'가 이어졌다. ㈜문화콩 측은 공연 시작 전 관객들에게 '사는 게 ( )'라고 쓴 포스트잇을 나눠준 후 공연이 끝난 뒤 괄호 안에 느낀 점을 써서 내도록 했는데, 유 국장이 인상적인 메모지 몇 장을 골랐다. 그중엔 주변을 의식하고 사는 것 같다는 의미의 '사는 게 SNS 같네'라고 쓴 메모가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사는 게 꿈같네' '사는 게 지랄 같네' '사는 게 너는 어떤데'도 있었다. 관객들은 유 국장이 고른 메모지를 쓴 당사자들과 함께 대화하며 평소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 겪었던 서운함, 고마움, 미안함 등을 풀어내기도 했다. 또 '공연을 본 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관객들은 대부분 어머니를 꼽았으며, 뜻밖에 갈등을 겪고 있는 시어머니를 떠올렸다는 관객들도 꽤 있었다.

공연을 연출한 이선주 씨는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기 가장 어렵다"며 "나이가 들어도 마음에는 여전히 지지 않는 꽃이 있는 것처럼, 가족도 서로에게 지지 않는 꽃처럼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는 게 SNS 같네'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 포스트잇.
이날 제작 발표회는 동그라미재단과 함께 진행한 크라우드펀딩 후원금으로 관객 100명을 초대, 공연 관람 후 감동한 만큼 비용을 내는 '자율후원제'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은아 ㈜문화콩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찾아가는 공연'으로 농촌이나 복지회관 등에서 공연할 계획인데, 제작발표회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부산은 물론 전국 순회공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진숙 기자 tr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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