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춘문예-시조] 겨울, 횡계리에는 / 김종호
횡계리 황태밭에 비린내로 돋는 달빛
송천(松川) 얼음물에 무장무장 뜨는 별빛
영 너머 파도소리까지 에돌다가 매달렸네.
눈발 들이치는 목로에 마주앉아
내 배알, 버렸지라, 빈 가슴 두드리던
노인의 시린 등허리가 흔들리고 있었네.
돌아보면 산문 밖은 모두다 덕대였지,
한 생애 흔드는 게 눈발이며 바람뿐일까
노랗게 물들어가다 엇갈리던 환한 꿈들,
무두태*로 떨어져서 드난사는 동안에도
코를 꿰인 영혼들이 칼바람에 흔들리며
노을 진 엄동설한을 건너가고 있었네.
*건조과정에서 머리가 떨어진 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