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텃밭… PK 정치지형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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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PK)을 둘러싼 권력 구도와 정치 지형이 급변하면서 '새누리당 독주'의 붕괴가 구체화되고 있다.

'최순실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광풍처럼 확산되면서 보수세력의 분열이 기정사실화되고, 야당 지지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 때 전조를 보였던 PK 정치권의 '다당화(多黨化)' 경향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 지지도 급전직하
민주 절반 수준까지 추락 
분당 땐 주도권 완전 상실
대선 '여고야저' 역전 예고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 주요 여론조사 기관의 정례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결과, PK지역의 '새누리당 독주'는 사실상 붕괴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10월 넷째 주까지 장기간 계속돼 온 PK지역의 '여고야저(與高野低) 현상'은 최순실 사태가 본격 제기된 11월 첫째 주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역전됐다.

10월 마지막 주 PK지역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각각 31%와 27%였지만 11월 들어서면서 23%와 34%로 역전되더니 이제는 굳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 기관의 11월 종합 평가 결과, 민주당(34%)은 새누리당(19%)보다 PK에서 배 정도 높은 지지도를 기록했다.

특히 리얼미터의 최근 조사(12월 12~16일)에서 PK지역 야 3당(민주당 37%, 국민의당 8.1%, 정의당 5.3%)을 합한 지지율(50.4%)은 새누리당(19.2%)을 2~3배 앞선다.

이와 관련,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20일 "현재의 구도대로라면 PK에서 야권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세력은 분열 위기에 처해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패배한 새누리당 비주류 세력들은 자신의 요구대로 비상대책위원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여권 성향 모 전문가는 "새누리당이 분당되면 PK지역 주도권은 야당으로 완전히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새누리당 지도부에 부·울·경 인사를 배제하는 'PK 홀대'가 계속돼 '야권 강세'를 더욱 조장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PK 출신들이 주류세력을 형성하고 있고, 국민의당도 부산고를 나온 안철수 전 대표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19일 중앙당 윤리심판원장에 마산고 출신의 조태제 한양대 교수를 임명하는 등 'PK 껴안기'에 적극적이다.

이런 변모된 정치 지형은 대통령선거(2017년) 지방선거(2018년) 총선(2020년) 등 향후 진행될 '3대 빅 이벤트'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욱이 PK 보수세력이 급속하게 와해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민주당에는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 지망생이 몰리고 있다. 민주당 모 의원은 "구청장과 광역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며 "21대 총선에서 부산 전체 의석(18석) 중 10석을 (민주당이) 차지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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