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성형대국… 佛 작가들이 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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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고은사진미술관에서 개막한 '코리아 온/오프' 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속 왼쪽 작품은 올리비에 퀼만의 '나/타자, 변환, 성형수술'로 사진과 비디오가 함께 출품됐다. 정종회 기자 jjh@

프랑스 사진작가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남북 간 무력충돌이 벌어진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과 '성형수술 대국',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로 뜬금없이(?) 재조명받고 있는 '무당(Shaman)'….

고은사진미술관은 내년 2월 22일까지 '코리아 온/오프(KOREA ON/OFF), 조화 및 요동치는 요소들'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의 국제적인 사진 창작집단인 '탕당스 플루(Tendance Floue)' 소속 작가 12인이 2014년 10월~2016년 1월 한국 곳곳을 누비며 각자의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2015~16년 진행된 '한불(韓佛) 상호교류의 해' 마지막 공식 행사이기도 하다.

고은 '코리아 온/오프'전
작가 12명 한국에서 작업
태극기·굿 등서 영감 받아

지난 17일 열린 개막식 겸 상호교류의 해 폐막식에는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와 부산 프랑스 명예영사인 김형수 고은문화재단 이사장, 베네딕트 알리오 파리 국제예술교류센터장과 홍성화 부산시 국제관계대사 등 양국 주요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참여 작가들은 태극기의 구성 요소인 '음양(陰陽)'과 '사괘(四卦)'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 'ON'을 '양'으로, 'OFF'를 '음'으로 해석해 대립되는 성질을 갖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발전, 상생하는 음양처럼 한국을 비슷하면서도 대비되는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를테면 플로르-아엘 쉬렁은 신기(神氣) 가득한 굿 장면의 불꽃 튀는 강한 시각적 효과뿐 아니라 반사, 투과되는 편광유리를 통해 비춰진 불투명한 미래라는 함정에 빠진 젊은이들의 시선을 잘 묘사해내고 있다. 올리비에 퀼만은 한국에서 성행하는 성형수술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가 서울의 한 성형외과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얼굴을 수술해 개선할 수 있는 여러 가상 이미지를 주문해 작품에 담았다.

이번 전시는 지난 8월 30일~9월 25일 프랑스 파리 국제예술교류센터에서 '코리아 온/오프, 아름다움과 은은함'이란 타이틀로 먼저 선보여 큰 호평을 받았다. 당시엔 '부산 참견록(錄)' 참여 작가인 강홍구 최광호 이갑철 강용석 정주하의 작품 75점도 함께 선보여(본보 8월 30일 자 27면 보도) 화제가 됐다.

프랑스 측은 양국 간 문화교류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향후 교류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리오 센터장은 "탕당스 플루가 한국을 사진으로 표현한 것도 흥미로웠지만,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프랑스에서 전시해 현지의 호응이 컸다"며 "연간 20여 명의 한국 작가가 프랑스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사진작가들이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알랭 빌롬 작가는 "이번 한국과의 교류는 탕당스 플루가 이제까지 진행해 온 다른 어떤 프로젝트보다 전시 사진 양이나 작업량 등에서 규모가 컸다"며 "'코리아 온/오프'를 계기로 보다 많은 교류가 진행되기를 열망한다"고 밝혔다. ▶'코리아 온/오프'전=내년 2월 22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 051-746-0055. 박진홍 선임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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