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號 승선' 모집 분주… 배 이름 같다고 목적지도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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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탄핵' 정국을 맞아 여야 내 포진한 개헌파들이 연대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는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다. 손 전 대표는 지난 13일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개헌을 고리로 한 여야 정치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야 비주류, '세력 연대' 위해
여, '文 대세론' 꺾는 무기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도 꾸준히 개헌론을 내세우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김 전 대표와 또 다른 개헌론자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지난 16일 회동을 갖고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동시에 조기 대선에 대비한 '제3지대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과 손 전 대표는 조만간 다시 만나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민주당 이종걸·이언주·정성호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은 19일 '촛불민심 그 후, 새로운 미래를 꿈꾸다'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통해 당내 개헌 논의를 확장시켜나갈 계획이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최근 개헌을 고리로 한 안철수-손학규 연대론에 대해 "개헌은 21세기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노선에 대한 것이어서 그런 연대는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개헌 논의가 여야 모두에게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각 세력이 개헌 논의를 통해 얻으려는 정치적 목표는 상이해 보인다.

손 전 대표, 김 전 대표, 정 전 의장 등은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매개로 한 세력 연대를 구상하는 모습이지만,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개헌을 통해)정계개편을 인위적으로 도모하는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며 순수한 개헌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개헌을 고리로 하는 제3지대 논의가 확장되길 바라는 모습이지만, 궁극적으로 손 전 대표를 비롯한 중간지대 유력 인물들을 영입해 국민의당이 제3지대의 중심이 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비주류와 국민의당 간의 연대설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취임 일성으로 "개헌 정국을 이끌어 좌파·진보 정권을 막겠다"며 개헌을 '문재인 대세론'을 꺾는 무기로 쓰겠다는 속내를 그대로 노출하기도 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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