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감성 도둑' '슈퍼 스타' 훔치다] 슈퍼스타K 2016 우승자 경남 함양 출신 김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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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소년' 김영근은 2011년 '슈퍼스타K'에 첫 도전장을 내민 후 다섯 번의 탈락 끝에 '슈퍼스타K 2016'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해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CJ E&M 제공

"저는 떨어지는 게 익숙했던 사람이에요."

2009년 시작된 Mnet '슈퍼스타K' 올해의 우승자는 김영근(20). '슈퍼스타K3'(2011년) 예선 탈락 이후 5년간의 도전 끝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무엇보다 '5전 6기'의 해피엔딩은 거듭된 실패 속에서도 음악을 향한 끝없는 열정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2011년부터 도전해서
계속 탈락했지만
음악 좋아했기 때문에
포기 안 했어요

허각 선배처럼
감동 주는 가수 될래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잦은 탈락으로 도전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은 크게 개의치 않았고 나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5전6기' 끝에 우승 일궈낸 '지리산 소년'

지리산 근처에 위치한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김영근의 별명은 '지리산 소년'. 대학 진학을 위해 지난해 고향을 떠나 서울 은평구 응암동으로 이사를 왔지만 넉넉지 않았던 집안 형편으로 인해 한 학기 만에 학업을 포기했다. 이후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며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스스로 생계를 꾸려 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가수의 꿈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우연한 계기로 노래가 자신의 운명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급 장기자랑에서 노래를 했는데 그때 친구들에게 받은 환호를 잊을 수 없었고 이후 자연스럽게 가수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장래 희망을 적는 공란에는 언제나 '가수'로 채워져 있었다.

'슈퍼스타K' 최종 우승자를 뽑는 'TOP 10' 생방송을 앞두고 야무진 다짐을 했다. 김영근은 "평소에는 감정 표현을 잘 못하지만 노래로 모든 것을 드러내자. 노래는 내 인생의 전부"라며 굳게 각오했다.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는 달콤한 순간 속에서도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다.

생방송 무대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억 원의 우승 상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란 질문에 그는 "대부분은 부모님에게 드리고, 나머지는 버스킹 공연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슈스케 선배' 허각처럼 감동 주는 가수 될 터

"아직도 우승한 게 실감나지 않아요." 유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영근이었지만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이즈음 무엇이 가장 기억이 남을까. 그는 "라운드 배틀을 할 때 용감한 형제 심사위원께서 '노래다운 노래를 한다'고 해주셨던 심사평이 떠오른다"며 "그때가 노래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는데 정말 힘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영근은 "이번에도 탈락하면 형이 하는 자동차 정비소 일을 배우려 했다, 진짜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임했는데 용감한 형제 심사위원의 좋은 말을 듣고 기운이 나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작은 키와 통통한 체격에서 나오는 힘 있는 목소리. 김영근을 보면 '슈퍼스타K 2' 우승자 허각이 떠오른다. 그는 "허각 선배처럼 노래로 감동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영근은 또 "'슈퍼스타K 2016 TOP7' 앨범에 참여한 후에 작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라며 "30~40년 후에도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젠 '지리산 소울'로 불리는 김영근은 지금도 가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당장 기회가 오지 않는 것 같고 불안해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을 좇아 전진하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김상록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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