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잔뜩 움츠린 대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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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국정 공백 상태를 맞아 비상대응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이 기간에 정부의 인허가, 사업 승인 등 각종 규제 관련 결정이 늦춰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투자와 사업 재편, 인수합병 등의 중대 의사결정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 사장단 인사 연기
미래전략실 해체 '과제'
롯데, 시장 모니터링 강화
임원인사 내년 초로 미뤄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정국에서 검찰 수사와 이재용 부회장의 청문회 증인 출석 등으로 애초 이달 초 잡혀 있던 사장단 인사를 연기한 상태다. 또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공언한 미래전략실 해체 등 후속 과제가 남아있어 그룹 안팎이 이래저래 어수선하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자동차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마저 불확실성이 커지자 내년 사업 계획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달 말 예정된 정기인사를 가급적 차질 없이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예년보다 조금 늦추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이르면 다음 주 후반, 늦어도 그 다음 주 전반부에는 예정대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탄핵 가결이 됐다고 해서 경영 계획을 짜는 데 차질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지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경영과 사업 계획에 있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총수 청문회를 앞둔 지난주에도 예정대로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했다. LG 측은 사업 계획을 예정대로 시행하되 투자나 고용은 국내외 경기 상황, 정국 변수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탄핵안 가결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당초 연말로 예정된 정기 임원인사를 내년 초로 연기한 바 있다.

포스코는 예정대로 내년 1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2017년 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하지만 연초 단행하는 인사와 조직 개편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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